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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윤이 Jan 30. 2023

유당마을에 함께 들어가자.

아산슈퍼

우리마을 자주가는 슈퍼에서 오래전부터 안면이 있는 86세와 81세 할머니 두 분이 만났다. 한 할머니께서 먼저 오신 할머니한테

86: "요즘은 커피를 마시면 잠을 못 자겠어."

81: " 그래요, 난 아침나절 한잔 마시는 것은 괜찮은데."

옆에 있던 아줌마가

 "할머니 커피를 마시고 잠이 안 오면 옥수수차를 끓여서 한잔 드세요."

한다. 할머니께서는

86:"병은 널리 알리라고 한말이 맞는 것 같아."

이렇게 말하시고 커피와 옥수수차를 고르시더니

86 할머니께서 81 할머니를 향해

86:" 우리 유당마을에 들어가지 않을래? 난 영감이 죽고 혼자 집에 있는 게 너무 외로워 죽겠어. 누구와 말을 할 수가 있나, 거기 보증금 1억 5천에 매월 220만 원만 내면 된다는데 집을 팔아서 들어갈까 생각하고 있어."

라고 말씀을 하고 할머니는 정말 외로운 표정을 보이며

86:" 함께 가자, 함께 가면 심심하지 않고 좋지 않을까?

81:" 저는 싫어요. 그냥, 그래도 집이 좋은 것 같아요."

86: 내가 요즘은 너무 심심해서 유튜브를 보면서 따라 적고 있어, 하루종일 아무도 없는 집에 혼자 있는게 너무 심심하고 무섭다는 생각이 들어. 그곳에 가면 밥도 해주고, 자식들 보고싶으면 오라고 해서 만나고 그러면 좋지 않을까를 생각하고 있어. 같이 가자?"

81: 여기서 심심한 사람은 거기 가도 심심할 거예요. 전 그냥 가끔 동네사람들 만 남고 동네 구경이나 하지 그런데는 가고 싶지 않아요. 그곳이 자유롭다면 우리 집이 더 자유로운 것 아니에요.

86: 요즘 날씨가 추워서 밖에도 못 나가고 집에만 있으니 너무 외로운 것 같아서 그런 생각을 해봤어.

하고 할머니는 커피와 옥수수차를 사가지고 가셨다.

우리 마을 아산슈퍼는 마을 사람들이 모여 서로의 안부를 묻고 마을 사람들이 소통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계절에 따라 날씨에 따라 사람들의 마음에 따라 찾아오는 손님은 다양하지만 그곳에서는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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