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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윤이 Dec 12. 2023

공부하자.

오늘은 한 아이가 공부를 안 하고 온몸 전체에 고민이 있는 것 같습니다. 

무슨 일인지 물어보아도 대답은 안 하고 몸만 이리저리 움직이고 도저히 공부를 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다른 아이들이 없는 틈을 타서 혹시 고민이 있느냐고 물어봤습니다. 

대답이 없는 아이, 기분이 좋으면 하고 싶은 말을 하지만 마음에 고민이 있으면 말을 안 해서 엄마도 답답하다고 하는 아이입니다. 

"집에 무슨 일이 있니?"

제 얼굴만 빤히 쳐다보며 눈짓으로 아니라고 합니다.

아마 제가 아이를 똑바로 보고 있지 않는다면 전혀 알 수 없는 눈짓,

"그럼 공부하기 싫어?"

했더니 이마를 찡긋해 보이더니 저를 똑바로 바라봅니다.

저는 순간 긴장했습니다. 

'내가 무엇을 잘못했나!'

가만히 생각해 보니 지난 영어시간이 끝나고 기분이 안 좋았던 것 같은데 여기까지 생각하고

 "내일 영어 하는 날인데 영어숙제 있니?"

하고 물어봤더니, 고개를 끄덕입니다.

지난 시간에 다른 친구는 영어를 잘 읽었는데 쉬운 영어인데 읽지 못해서 한 번씩 써오라고 했다고 하는데 어떻게 읽는지 모른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와 함께 영어 읽는 것을 하고, 쓰는 숙제는 집에 가서 하겠다고 합니다.

아이들의 답답한 숨통을 열어주고, 머리에 밝은 빛을 넣어주는 것이 저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요즘은 학교나 과외나 아이들에게 뭐라고 말하기가 무서운 시절이다 보니 아무 말이나 물어볼 수도 없고, 안 해도 딱히 야단치지도 안지만 그래도 달래고 어르는 일은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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