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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윤이 Nov 17. 2019

비 오는 날의 팔달산

빗방울의 수만큼 떨어진 낙엽

팔달산은 수원의 중심부에 있는 아름다움이 으뜸인 산이다.

높이는 143m의 낮은 산이지만 산책코스로는 팔달산만 한 곳이 없다,

화창한 날, 흐린 날, 눈 내린 날 다 아름답지만 

비 오는 날 오후 4시의 가을 팔달산은 이루 형용할 수 없을 만큼 운치가 있다.

낮은 산이지만 정상에 오르면 사방으로 탁 트여 시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산 능선을 따라 화성이 축조되어 있고 서장대, 서포루. 화양루등의 시설물이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팔달산과의 조화가 고풍스럽게 조성되어 있다.

화양루 주변의 성곽 주변

팔달산을 오르는 길도 사방 어느 곳으로나 올라갈 수가 있다.

팔달산 밑의 도로도  약 3Km인데 그 길주 변도 어느 궁궐의 정원보다 아름답다!

봄에는 벚꽃이 양쪽으로 늘어지게 피고, 벚꽃이 지고 나면 영산홍이 아름답게 수를 놓는다.

여름이 오면 수국이며, 목단꽃이 성곽 주변에 잘 조성되어 있다.

한 여름엔 소나무 군락지의 솔내음을 맞으며 걸으면 마음이 상쾌하고 기분이 좋아진다.

이런 아름다음을 다 소화해내는 날이 비 오는 가을날 오후가 아닌가 생각하며 팔달산을 올라간다.

서문에서 팔달산 도로로 진입 곱게 물든 단풍잎이 많이 떨어져 있다.

서문에서 산을 오르니 쏟아지는 비에 낙엽이 길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었다.

비 탓인지 산에 오르는 사람이 적어 가을을 만끽하기엔 너무 좋은 환경이다.

산속의 두 갈래 오솔길

팔달산이 낮은 산이긴 하지만 조금 오르니 몸이 더워지기 시작한다.

추적추적 내리는 빗소리와 낙엽과 솔향기가 느껴지는 순간 뒤를 돌아보니 두 갈래 길에  낙엽이 소복이 쌓여 양탄자를 깔아놓은 듯 오솔길을 수놓고 있다.

낙엽이 쌓인 오솔길

낙엽이 깔려있는 오솔길을 한참 걷다 화양루 주변 성곽 가까이 올라갔다. 지금껏 보였던 산의 모습과는 다르게 오른편에 성벽이 있고 왼쪽 아래는 아름드리 소나무가 엷게 드리워진 운무와 멋진 풍광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화양 루주 변 성벽

우리는 성벽을 걸으며 싱그러운 솔향기에 취하고, 가을 정취에 취하여 성벽과 어우러지는 팔달산의 가을에 다시 한번 감탄하게 하는 것을 찾았다. 아! 이런 것을 사람들은 만추라고 하는가 보다.

팔달산에서 성신사로 내려가는 길

성신사로 내려가는 길은 정말 아름답다. 길 옆에 나뭇잎이 쏟아지듯 소복이 쌓여 눈길을 끌고 있다. 

무엇보다도 팔달산은 산이 아니라 정원이란 느낌이 든다.

소복이 쌓인 단풍

 팔달산의 단풍나무들은 햇볕에 비추이지 않아도 불타는 듯한 붉은빛이다. 좌측엔 화살나무가 열병식을 하는 것처럼 보랏빛 열매를 가을부터 겨울까지 주렁주렁 매달고 있다. 화살나무 보랏빛 열매에 하얀 눈이 소복이 쌓여 햇살을 받으면 한 폭의 산수화 같다. 오늘은 이슬방울을 조롱조롱 달고 있어 보는 이의 마음을 더욱 투명하게 하는 것 같다. 

성신사 주변

팔달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정조대왕 동상 뒷에 있는 길은 사계절 모두 가장 아름다운 길이다.

그 길은 언제 걸어도 마음을 설레게 하는 요술 같은 길이다. 누구와 함께 걸어도 손을 잡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운치가 있다.

정조대왕 동상 뒷길

팔달산은 도로 주변에 운동기구가 곳곳에 있고 수원에서 수질이 가장 좋은 약수터가 두 군데 있다. 그리고 산 위에 하늘이 보이는 유리천정이 있고 산이 내려다 보이는 화장실이 있고, 도로 주변에도 두 개의 화장실이 아름다운 팔달산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산을 다 내려왔다고 생각하는 순간 은행나무의 은행잎이 융단을 깔아놓은 듯 폭신히 깔려 내발 길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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