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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윤이 Jan 16. 2024

제자들이 찾아왔다.

제자들이 찾아왔다.

후배가 대학에 들어갔다며 함께 오겠다고 전화가 왔었는데 

어제는 생각지 않은 함께 공부하던 친구들을 단톡으로 불러서 다섯 명이 함께 왔다. 

바카스를 공부하며 먹어보니 좋더라며 큰 것 한 박스를 들고 온 제자.

후배들 공부 가르치시다 허기질 때 드시라고 베지밀 한 박스.

빈손으로 찾아와도 고마울 것을 선물까지.


수업이 끝나자마자 시작한 저녁식사준비는 3명이 올 것이라고 생각해서 5인분을 준비했다.

그런데 5명, 그것도 키가 180에 가까운 대학생들이 줄줄이 들어와서 내가 나중에 먹기로 하고 밥상을 차려줬다. 내가 만든 된장으로 된장국도 끓이고, 오랜만에 잡채도 하고, 김치와 멸치볶음 며칠 전에 만든 나박김치, 제자들은 시장했는지 맛있게 식사를 했다.

과일을 후식으로 먹고 이번에는 축구를 보자고 한다.

커피를 타서 마시며 축구를 보게 되었다.


축구 보는 내내 공부방 다니던 이야기가 끝이 없었다. 

그중 중학교 때 가장 공부하기 싫어했던 제자가 거실로 나와서 내 컴퓨터 앞에 앉았다.

나는 브런치 글 쓴 것 중 연재할 것 초고를 보여줬다. 

그리고 초고와 관련되어 힘들었던 과정을 어떻게 극복해 나갔는지도 이야기하고,  블로그에 쓴 글들과 사진을 보면서

" 선생님, 저도 글을 써보고 싶어 졌어요. "

하며 나이 들면서 아이들도 가르치고 글도 쓰는 지디털노마드가 되어가는 나의 모습이 좋아 보인다고 한다.


제자들이 공부방 다니며 읽었던 책을 보며 이야기를 하다 책꽂이에 Why? 책과 웅진다책의 타임캡슐역사책이 꽂혀있는 것을 보며, 

" 이거 우리 책이야."

이번에 대학에 들어간 제자가 말했다. 

선배 제자가 맞느냐고 물어봤다. 

이 책은 이번에 대학에 들어간 학생의 어머니께서 딸은 재밌다고 읽는데 아들은 안 읽는다고 말씀하시며 아들에게 이 책을 읽을 수 있게 해 달라고 보내신 책이다. 그 학생은 조금씩 읽을 시간을 줬는데도 흥미를 갖지 못해서 안 읽게 되었다. 

내가 그 학생에게 

" 이 책만 다 읽었다면 아마도 서울대는 갔을 것이다." 

했더니,

"맞아요."

한다. 그랬더니 옆에 있던 선배제자가 

"이 책을 다 읽으면 서울대 갈 정도로 그렇게 좋아요."

한다.

그 책을 재밌게 잘 읽어낼 수 있다면 다른 책도 잘 읽었을 것이고, 그렇게 공부도 열심히 했으면 좋은 학교에 갈 수 있다는 이야기라고 했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코흘리개 아이에서 이젠 성인이 되어 다음 달부터 군에 가는 제자도 있고, 진로를 다시 설정해서 편입을 준비하는 제자도있고, 이렇게 성장해가는 제자들을 지켜보며 늘건강하고 멋지게 성장하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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