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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윤이 Mar 08. 2024

우울증 극복기

심한 운동으로 

 마라톤연습을 위해 나는 매일 1시간을 달린다.

마라톤뿐만이 아니라 백두대간 등산을 위해서 운동을 한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산에 오르면 가장 힘든 코스로 올라간다. 

숨을 헉헉거리며, 백두대간길은 어느 코스도 처음 산을 오르는 과정이 숨이 차오른다. 그래서일까 나는 올라가고 내려가기를 반복하는 코스를 찾아 숨이 차도록 걷고 평지에서는 뛴다. 

달리기는 며칠만 안 해도 무릎이 꾀를 부린다.

그래서 빨리 걷기와 달리기를 병행한다.

운동을 하기 전에는 밤늦게 자고 아침 늦게 일어나던 습관이 있다. 

나는 게으른 생활을 하는 것을 싫어하는데 하루 8시간도 채 안 자면서 게으르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은 아침에 늦게 일어난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매일 심한 운동을 하면서 밤 12시 안에는 자고 다음날 6시부터 눈이 떠진다. 

아침의 햇살을 보는 것을 나는 좋아한다. 

그런데 한동안 해가 중천에 떠서야 눈을 비비고 일어났던 날들이 있었다.

요즘은 창가로 들어오는 아침햇살과 창문을 열면 지저귀는 새소리에 세상이 너무 아름답게 느껴진다.

물론 과거에도 아침햇살은 아름답고 새들은 창가에서 지저귀고 있었다.

그때는 아침햇살이 창을 비추는 것이 싫었고, 새소리도 싫었다.

그런데 요즘 내가 느끼는 것은 내 안에 있었던 우울증이 달아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길게 앓았다.

남들이 모르게

오랜 세월 내 안에 잠자고 있었던 것 같다.

나의 성향을 요즘 찾아간다.

어린 시절의 나를 이제 찾은 것 같다.

창가에 보이는 풍경이 아름다워서가 아니라 내가 아름답게 보고 있는 것이다.

과거엔 일이 끝나면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고 싶었었다.

자극적인 무엇인가를 먹고 싶었었다.

그런데 지금은 아니다.

누구와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혼자만의 시간을 즐긴다.

태양과 구름, 그리고 나무와 새들과 이야기하는 것도 즐겁다.

철벽처럼 둘러싸였던 어느 부분인가 허물어져가고 있다.

서서히 겨울눈 녹듯 녹아내리고 있다.

우울함에서 즐거움으로 서서히 변해가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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