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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윤이 Mar 12. 2024

생일축하 메시지

오늘은 내 생일이다.

아침 일찍부터 생일축하 메시지가 울렸다.

첫 번째로 보내준 메시지는 은행원시절에 함께 근무했던 동료의 생일축하메시지다.

생일이 나와 같은 날이어서 내가 항상 먼저 생일 축하를 했는데 올해는 그 동료가 먼저 보내줬다.

그리고 내가 가르치던 제자가 보내준 메시지다

그로부터 친구들과 주변에 지인들로부터 생일축하 메시지가 왔다.


카톡메시지

오랫동안 연락이 안 되던 여고시절 미술선생님께서 늦은 저녁에 생일 축하 메지시를 보내셨다.

맛있는 선물과 함께 톡으로 메시지가 왔다.

선생님께서는 109세 되신 친정어머니를 돌보고 계셔서 연락을 받기가 힘들어하셨다.



오후에 일이 끝나고 마라톤을 하러 갔다.

다음 지도로 검색해 보니 걸어서 1시간 22분으로 표시가 되는 장소다

나는 뛰어가기로 했다.

인도로 뛰어가다 사람이 많은 곳이나

버스정류장에서는 천천히 걷기도 했다. 그런데 1/3 정도 갔을 때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핸드폰으로 지역날씨를 보았더니 해가 떠있었다.

그런데 내가 가는 길 쪽은 계속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조금 더 가면 비가 그칠 것이라는 고집스러운 예상 때문에 나는 계속 뛰어갔다.

비는 계속 내렸다.

그리고 달려가는 코스에 신호등이 계속 빨간불이 걸렸다.

비가 와서인지 두 번째 뛰어가는 길인데 길을 잊어버린 것 같다.

그래서 지나가는 사람한테 길을 물어봤다.

" 그쪽이 아니고 저쪽인데 너무 많이 오셨네요. 저쪽에 가면 마을버스가 있어요."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저쪽이라는 곳으로 달려갔다.

고깃집 밖에서 고기 굽는 청년에게 길을 물어봤다.

"저도 여기 사람이 아니라 잘 모르는데요."

그때 생각이 나서 단체카톡을 봤다.

마라톤클럽회원들이 모여있는 카톡에 어느 지역은 비가 안 오고,  어느 곳은 비가 많이 온다고 한다. 그런데 성대 자연캠은 비가 많이 와서 미끄러질 것 같다고 내일로 운동하는 날을 미루자고 한다.

나는 거기에서 버스 타는 곳을 물어본 다음 집 쪽으로 가는 차가 설 것 같은 정류장으로 갔다. 그런데 그쪽은 반대쪽이라고 하며 건너가라고 한다. 빗속을 걷다 보니 반대쪽으로 가는 횡단보도의 불이 초록불이었다. 나는 뛰기 시작했다. 신호등의 숫자는 12를 가리키고 있었다. 도로가 꽤 넓었다. 힘껏 달렸다. 내가 건너고도 초록불이 남아있었다. 버스 정류장에 도착해서 웃옷을 벗고 가방에 있는 오리털 잠바로 바꿔 입었다. 모자를 썼건만 머리가 흥건히 젖었다. 버스가 오려면 9분이 남았다. 벗은 옷을 잘 접어서 가방에 넣고 버스탈 준비를 했다. 생각보다 버스가 빨리 왔다. 버스 안에서 머리를 만져보니 머리가 많이 젖어서 감기가 걸릴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머플러를 풀어서 젖은 머리를 꾹꾹 눌러서 물기를 짜냈다. 생각보다 몸이 추웠다. 빨리 집에 가서 따듯한 물로 샤워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아들이었다. 함께 집에 들어가자고 해서 그러기로 했다.

샤워를 하고 나왔는데 아들이 식사준비를 마쳤다.

함께 밥을 먹고 오늘 생일축하 메시지 이야기를 했다.

먼저 제자가 보내준 카톡을 읽어줬더니 아들이

"엄마, 제자가 아들보다 낫네요."

"그래, 애지중지 키운 아들보다 낫지?"

하며 이번에는 선생님께서 보내주신 메시지를 읽어 주었다.

"엄마, 마음이 찡해요. 선생님 어머니께서 100수를 더 누리시네요. 선생님 아버지께서는 몇이세요?"

"응, 선생님 아버지께선 108세에 돌아가셨어."

아들과 이렇게 메시지 온 이야기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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