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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윤이 Mar 16. 2024

백두대간에서 만난 봄의 햇살

4.

봄의 햇살은 부드럽게 다가와

겨우내 걷던 하얀 백두대간길

꽁꽁 얼어붙었던 눈을 온전히 녹였다.



봄의 햇살은 부드럽고 강렬하다.

겨울 마법에 걸린 나무와 덤불들을 

겨울의 그림자는  흔적도 없이 날려 보냈다.



봄의 햇살이 온 대지를 감싸 안을 때

산행을 즐기는 사람들은 두꺼운 외투를 벗고

새 생명이 움트는 자연을 벗 삼아 유유히 걷는다.


올괴불나무꽃


  봄햇살을 받으며 걷는 백두대간길은 햇살이 온누리에 밝게 비추며 온기를 나눠주고 있는 것 같았다. 그 추웠던 겨울, 나무와 덤불들은 잘 견뎌내고 새로운 생명을 싹트기 위해 힘차게 물이 오르는 것을 눈으로 보는 듯했다.

 나는 어러서부터 체력이 그리 좋지 않았다. 그래서 남들보다 뛰어난 신체조건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에너지가 부족한 사람으로 어떤 일이든 힘이 달려 멈춰야 하는 시절이 길았다. 그래서 더욱 몸관리에 신경을 많이 써서인지 60대 중반에 접어들어 시작한 백두대간산행은 몸에 많은 무리가 있었다.

그런데 백두대간 13번째 산행을 하면서 백두대간이 끝나고 나면 체력이 많이 좋아질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왜냐하면 다른 때는 선두를 따라가다가 중간에서 선두를 더 이상 따라갈 수없었다. 그런데 이번산행에서는 선두를 끝까지 따라갈 수 있었다. 다른 때 같았으면 인대가 '파열되는 것은 아닐까. 엉치뼈, 무릎이 망가지는 것은 아닐까' 등등의 상상력을 총동원해서 힘들 때는 조금 뒤로 쳐 저서 쉬고 가곤 했다. 그런데 이제는 높은 봉우리도 무섭지 않고 새로운 근육을 발달시키기 좋은 구간이라는 생각을 하게 몸과 마음이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백두대간을 하기 위해 떠나는 길에 휴게소에서 지난해 1년 동안 지리산둘레길을 함께했던 팀원들을 만났다. 우리는 너무 반가워 가벼운 포옹을 했다. 나를 아는 둘레길 팀원들은 나를 보고 몸이 너무 많이 좋아졌다며 백두대간 빨리 끝내고 함께 둘레길 걷자고 하는 팀원에게 그러겠다고 했는데, 나는 백두대간이 끝나면 해외 원정 산행도 하고 싶고 정맥구간을 돌고 싶다는 꿈이 생겨서 아마도 둘레길을 함께 걷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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