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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윤이 Mar 24. 2024

젊어졌다는 소리에 기분이 좋아졌다.

 화분에 심어놓은 부겐베리아를 화단으로 옮기기 위해 화분을 가지고 밖으로 나갔다. 

베란다로 가면 문만 열면 될 것을 리모델링하면서 창살도 만들고 드나들 수 없게 만들어 놓아서 빙 돌아서 화단으로 옮겨야 한다. 

 밖으로 나가는데 내 앞에 조그만 여자아이가 오고 있었다. 나는 요즘 시력이 조금 나빠져서인지 먼 거리는 쉽게 누구인지 알아채지 못했다. 특히 어른보다 아이들에게 신경을 쓰는 편이어서 자세히 보았다. 3년 전 내가 가르치던 아이가 먼저 나를 알아보고 달려왔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항상 기억 속에 있는 아이인데 요즘 아이들 이름이 비슷비슷해서 잘못 입 밖으로 나오려는 이름을 얼른 주어 당므며,

"잘 지냈어?"

하면서 아이를 반갑게 한쪽팔로 감싸 안았다.

"선생님, 지금 어디 가세요?"

"화단에 식물을 옮겨 심으려고 가는 거야, 너도 함께 갈래?"

"네, "

하고 따라오던 아이가 이렇게 물어왔다.

"선생님, 왜 안 늙으세요. 예전보다 더 젊어지셨어요."

"음~ 안 늙는 비결이 있지."

"뭔 데요."

"그건 바로 운동이야, 운동을 잘하면 늙는 속도를 줄이는 거지."

"아, 네, 그래서 저는 키를 크게 하려고 운동을 하고 있어요."

"근데 키 크는 것은 너무 걱정하지 마, 부모님 두 분이 키가 크신데 뭘 걱정을 해, 선생님 조카도 너처럼 키가 늦게 컸는데 고등학교 때 푹푹 크더니 170도 넘었다."

했더니 아이는 안심을 하면서 

"그러면 정말 좋겠어요."

이렇게 이야기를 하면서 부겐베리아를 화단에 흙을 파고 심었다. 너무 일찍 내다 심는 것은 안인지 조금은 걱정을 하면서 나도 아이도 기분이 좋아졌다.

"선생님, 왜 안 늙으세요. 예전보다 더 젊어지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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