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by 해윤이

봄비가 촉촉이 내리고 있다.

어제까지만 해도 창가에 있는

옹벽의 이끼는 숨을 헐떡이며 목말라하는 모습이

나를 보는 것 같았다.


봄비가 촉촉이 내리고 있다.

옹벽 위 찔레덤불이 벌써 초록초록해지고

그위의 개나리도 봄비를 맞아

옷을 털어달라고 한다.


봄비가 촉촉이 내리고 있다.

창가에서 보이는 작은 정원은

새싹들을 피어나게 하고

연둣빛 새싹들은 초록초록해지고 있다.


봄비가 촉촉이 내리는 날도

세월은 초록으로 물들이며

앞으로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가며

내 안의 상처를 저만치 두고 오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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