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우리 집뒷산 둘레길을 달린다.
지난번 국제국민마라톤대회에 10km 59분 55초 달리기를 하고
다음날 무박 백두대간 산행을 했다.
백두대간코스는 미시령~황철봉~ 마등봉~ 마등령~ 공룡능선~희운각대피소~ 중청~ 끝청~ 한계령 23.7km를 14시간 40분 동안 걸었다.
희운각대피소 까지는 잘 걸어갔는데 그곳에서 각자 펴놓은 음식들을 나눠먹고 배가 부글거리기 시작하더니 점점 빵빵하게 늘어났다.
좋은 길이 나와 뛰려고 해도 몸은 천천히 걷고 있었다.
뇌와 몸이 따로 노는 기분이었다.
한계령 삼거리에 도착해 후미 대장님이 연락을 해보니 내가 꼴등으로 걷고 있었다.
대장님도 마라톤 하프코스를 뛰었더니 넓적다리 근육이 아프다고 했다.
그런데 난 다리는 아프지 않았다.
황철봉이 시작되기 전 까지는 하늘의 별을 보며 즐거웠다.
너덜바위길이 나와도 즐거웠다. 그런데 너덜바윗길은 끝이 없었다.
트랭글을 계속 들으며 가다 보니 너덜바위길이 5km가 넘었다.
그날은 스틱도 안 가지고 가서 네발로 걷다시피 했다.
그런데 한계령으로 내려가는 길도 너덜바위길이 엄청 길었다.
그렇게 한계령으로 내려가서 차에 도착했을 때 온 대원들의 눈빛이 나를 향하고 있었다.
조금은 미안했다.
그런데 중탈 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서 걸었다.
식당에서 대장님이 꼴등으로 내려온 것이 마라톤 해서 그런 것 아니냐고 핀잔을 줬다.
그런데 옆에 있는 남자대원이 나한테 고맙다고 한다.
내가 빨리 내려왔으면 남자대원이 꼴찌였다고 하며 이번 산행 너무 힘들었다고 한다.
남자대원중에 마등령에서 중탈 한 사람이 있었다며,
식사를 하면서 모든 대원들이 이번 산행 정말 힘들었다고 한다.
대장님은 다른 기 들은 두 번에 나눠서 하는 코스인데 정말 잘했다고 흐뭇해하시며
다음날 카페에 대장님도 힘들었다는 글을 올렸다.
그런데 문제는, 다음날 아침에 일어났는데 사지가 안 아픈 곳이 없었다.
습관처럼 디지털체중계에 몸을 올려놨다.
그런데 골격근량이 7kg이 늘었다. 그리고 신체나이가 한 살 줄었다.
'백두대간을 하면서 팔다리가 아픈 적이 없었는데.'라고 생각하며 다음 날 쯤은 낫겠지 했다.
그런데 다음날은 더 아파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3일째 되는 날은 아픈 곳이 없어서 친구와 만나서 산책을 했다.
그러고 집에 돌아와 낮잠을 안 자는 내가 코를 골며 잤다고 한다.
온몸에 힘이 없었다.
다음 산행을 위해서 이대로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며 3일 전부터 뒷산 둘레길을 천천히 뛰면서 운동기구가 있는 곳에서 윗몸일으키기 150회를 했다. 그런데 몸이 조금 살아나는 것 같았다.
뛰며 운동기구가 있는 곳에서 기구운동을 하며 뛰는 나를 보면서 장애물경기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내일부터는 이번주말에 있을 무박산행을 위해서 산행연습을 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