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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겨울과 봄이

by 해윤이

오늘은 만남이 두 건이나 있었다.

오전 10시와 오후 한 시,


그런데 창가에 눈이 굵게 내렸다.

우리 집은 지대가 높은 곳이어서

약속을 취소하겠다고 문자연락을 했다.

10시 약속은 답장이 왔다.


그런데 11시쯤 창밖을 보니

비가 내려 눈이 다 녹았다.

그래서 전화로 문자 한 것을 취소하고

1시 약속장소로 갔다.


피아노선생님과 만나

맛있는 점심식사를 같이하고

냇가옆을 지나가는데 백로 여러 마리가

물속에 발을 담그고 있었다.

어떤 새는 얼음을 밟고 서있었다.


“와! 새들은 발이 안 시린가 봐.”

이렇게 말하니

“인간이 가장 나약하다고 하잖아요.”

라고 대답해 줬다.

우린 새들을 보며 여러 말들을 하며

찻집 가서 쌍화차를 마시며 그간 있었던 이야기며

아이들 이야기를 하고 헤어지기 위해

행궁 쪽으로 걸으며 지난번 눈 내린 날 촬영한 이야기를 했더니 피아노 선생님이 부부가 함께 다녀서 좋겠네요 했다.

“아니, 난 남편이랑 같이 가면…. 더 심심해!

라고 했다.

푸하하하

하하하하~~ 호호호.

이렇게 한참을 웃던 피아노선생님이 “맞아요. 남편이랑 같이 산에 가면 저는 경관을 바라보고 싶은데, 남편을 올라가는 게 목적이에요.

“남녀가 사랑을 해서 가장 뜨거운 순간에 우리는 하나가 된 거야.라고 하지만 남자와 여자의 머릿속 생각은 각자 다른 생각을 한다고 하잖아.”라고 했더니

피아노 선생님은 또 한 번 크게 웃더니

맞다고 맞장구를 치며

그래서 이번에 친구와 둘이 설악산을 간다고 했더니 남편이 자기랑 같이 안 가고 왜 친구랑 가느냐고 했다고 한다.

“우리 남편은 자기가 자장 잘하는 남편인 줄 알아요. 퇴근해 집에 오면 오늘은 뭘 먹었는지 , 멀만큼 먹었는지, 뭘 하고 지냈는지 자상한 남편인양 대답할 때까지 묻는데 정말 싫어요.”라고 하는데 요즘 내가 다시 읽는 여자의 일생에 주인공 잔느같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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