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귀한 손님이 왔다.
그 손님은 나의 아들과 결혼할 예비며느리다.
곱게 포장한 선물가방을 넘겨주는 손이 너무 곱다.
나는 음식을 준비하면서 선물을 준비하지 못해서 미안했다.
포장가방을 열었는데
예쁜 보자기에 노리개까지 달린 보자기 포장이 너무 예뻤다.
어떤 선물 보다도 아들과 결혼해 줄 예비며느리가 가장 큰 선물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선물을 받으며 머릿속에 나의 시어머니께 내복선물을 드렸는데 뜯어보시더니 누가 이까짓 선물을 하라고 했냐며 던지시던 시어머니가 생각이 났다. 허름한 내복을 입고 있는 시어머니가 안쓰러워 사다 드렸는데 그런 행동을 하셔서 나는 그다음부터는 절대로 내복선물은 하지 않았다. 그 후로 고부관계는 시어머니가 돌아가실 때까지 편치 않았다.
나는 아들의 결혼을 준비하면서 어떤 시어머니로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나는 며느리가 자유롭게 살게 하고 싶다.
시집살이라는 것은 내 뒤에서 끝났다.
나에게 시집살이를 시킨 시어머니의 부당함은 내 며느리에게 절대로 넘겨주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도와 달라는 것이 아니면 참견하고 싶지 않다. 왜냐하면 결혼할 나이가 되었다는 것은 성인이 되었다는 것이고 나이라는 숫자의 차이일 뿐 부족함이 없으리라 믿는다.
오늘 여기저기 인사드리러 다니느라 피곤하다고 해서 편하게 누워 쉬라고 하면서
"우리 이제부터 편하게 살자."
했더니 활짝 웃는다.
늘 웃음이 가득한 삶의 주인공이 나의 며느리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