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커튼을 걷으니 햇살이 온시아를 퍼지고 있었다.
어제의 우울감은 사라지고 햇살에 무엇을 널을까 생각을 하고 있다.
누군가는 내게 물었다.
햇살이 좋은 날은 무엇이 하고 싶으냐고,
나는 빨래를 널고 싶어진다.
그러나 오후부터 비소식이 있어서 빨래하는 것은 접고
햇살을 즐기기로 했다.
아주 오랜만에 병원에 가기로 했다.
아침에 일어났더니 머리가 조금 아주 조금 아팠다.
이유는 감기약을 조금 타다 놓고 싶어졌다.
그리고 병원아래층 약국에 친구가 일하는데
며칠 전 주워온 밤을 가져다주고 싶어 졌다.
나는 하얀 바지에 파란 남방을 입었다.
그리고 밤이 든 천가방을 들고 병원을 향해 걸어갔다.
행궁광장 신호등에서 아는 분을 만났다.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밝게 인사를 했다.
종로교회 앞에서 교회신자들이 와플을 만들어 나눠주고 있었다.
사람들을 유심히 보았는데 과거에 봉사단체에서 함께 일했던 분이 있었다.
반갑게 인사하고 와플 한 개를 줘서 받았다.
와플을 먹으려고 손을 대려는 순간,
병원에 가고 있음을 기억해 냈다.
아직 따뜻한 와플을 누구에게 주고 싶었다.
주변에 미장원 하는 친구, 자전거포 아저씨를 생각하다
가장 가까운 곳이 자전거포였다.
그런데 자전거포 앞에 갔더니 이전했다고 쓰여있었다.
이전한 곳이 마침 병원 쪽이어서 찾아가다가
찾지 못하고 와플을 가방에 넣었다.
가는 길은 마냥 기쁨으로 가득 찼다.
30분 거리인데 멀다고 느끼지 않고 걸어갔다.
친구에게 밤을 주고 병원으로 올라갔다.
병원에 기다리는 환자가 없어서 바로 진찰을 받을 수 있었다.
의사전생님은 아픈 증상을 물어보고
열, 혈압을 재고, 입안을 검사하고
청진기로 가슴과 등을 꾹꾹 눌러보고 나서
약을 1주일치 처방해 주고 주사를 한 대 맞고 가라고 했다.
나는 친구가 일하는 약국에서 약을 받고,
친구랑 그동안 쌓인 이야기를 짧게 하고
햇살이 내리쬐는 거리가 걷고 싶어 나왔다.
수원화성이 있는 풍경은 정말 아름답다.
어느 위치에서 바라보아도 아름답다고 느끼게 한다.
오늘은 햇살이 따갑게 비추고,
파란 하늘에 뭉게구름이 덩실거려서 더 아름답다.
오랜만에 안 걸어본 길을 걸으며
짧은 시간 햇살과 파란 하늘을 선물 받은 기분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