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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의 백두대간길에서 본 겨울왕국

삼봉산~부항령코스

by 해윤이

백두대간 첫 야등을 두 번째 맞으며

첫 번째는 눈이 내리는 상고대가 아름다운

겨울산이었다.

두 번째는 비가 내리는 단풍이 들지 않은

가을 산이었다.


빗속을 걸으며

내 눈은 상고대핀 겨울산을 바라보고 있었다.

누렇게 시든 단풍나무에 하얗게 매달렸던 눈꽃들

소나무에 반짝이던 상고대의 모습이 눈에 선했다.


눈에 눌려서 하얀 평온으로 보였던 갈대밭,

우거진 조릿대와 억새는 빗속을 걷는

나를 때리고 있었다.

눈보라 치고 상고대 활짝 핀 겨울왕국이 그리웠다.

눈 내리던 숲에서 발자국이 보이지 않아 불안하기도 했었다.


초점산 올라가는 길은 상고대를 보며 걸을 때는

초행이어도 아름다워 힘든 줄 몰랐다.

빗속을 걷는 발걸음은 눈보다 더 미끄럽고

처음처럼 쉬어가지는 안아도 백두대간을

그만하고 싶다.


" 자야, 너는 언제 백두대간이 그만두고 싶어?"

"매번 산행할 때마다 그만두고 싶죠.

그런데 일주일이 지나면 어떤 산에 갈까 고민하고 있어요."

길을 걸으며 하하, 호호 웃는다.

우리는 더 재미있는 놀이를 찾기 전에는 또 백두대간을 걷게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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