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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윤이 Apr 24. 2020

자가 격리자

선생님 저는 두 달간 자가격리를 했어요.

초등학생이 두 달여 만에 공부를 하러 왔다.

키도 큰 것 같고 살도 좀 찐 것 같아 보인다.


오랫동안 무엇을 하고 지냈냐고 묻는 질문에

저는 두 달간 자가격리를 했어요 한다.

왜 자가격리를 했느냐고 물었더니


가족들은 일하러 나가고  

외동인 저는 집에서 혼자 있었어요

무섭고 외로워서 너무 힘들었어요.

친구들도 보고 싶고, 학원도 가고 싶고

빨리 개학해서 학교도 가고 싶었어요.


그래서

하루하루를 뭐하고 지냈느냐고 물어보았더니

베란다에 나갔다 들어왔다를 많이 반복했어요.

학교 다닐 때는 게임도 유튜브도 재미있었는데

혼자서 하니까 하나도 재미가 없었어요.


그런데 

저만 외로운 것이 아니었어요.

베란다에 나갔는데 엄마가 울고 있었어요.

맨 처음 엄마가 일이 없어서 못 나갔는데

돈보다 사람을 못 만나는 것이 너무 힘들다고

전화하시면서 우는 것을 보았어요.


선생님은 뭐 하셨어요? 하는 질문에

나는 쉬지 않고 아이들 가르쳤지 했더니

아 그럼 나도 나올걸 그랬나 봐요.

자가격리가 너무 오래 하니까 미칠 것 같았어요.


어른인 나도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못 만날 때

힘들었는데 초등학생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만 해도 마음이 아파온다.

앞으로는 자가격리를 해야 할 일들이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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