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걷는 벌, 서 있는 벌
학교 앞에는
바로 횡단보도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어린이 안전지킴이이면서
동시에 교통안전 지킴이 역할도 한다.
아이들이 하교하면
횡단보도 앞에 서서
아이들이 안전하게 길을 건너는 것을 돕는다.
오늘은
조금 이상한 하루였다.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주 선생은
쉬는 시간이 있어도
쉬지 않고 걷자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학교 주변과 거점근무지,
골목을 돌고
안심귀갓길도 걸었다.
다리가 많이 아팠다.
목요일에는
두 시간 근무라
짬을 내어 거점지 순찰을 하자는
이야기를 했다.
거점지는
예전에 어린이 유인 미수 사건이
있었던 곳이라고 들었다.
그때
주 선생이 말했다.
“내가 5년이나 했는데.”
그 말을 듣는 순간
그 사람이
낯설게 보였다.
나는 더 말하지 않았다.
그래도
거점지를 포함해
우리는 또 걸었다.
오늘 아침
나는 거짓말을 했다.
요즘 많이 걸어서
잠도 잘 오고
다리도 많이 좋아졌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도
주 선생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은
중간에 시간이 있어서
거점 순찰을 충분히 할 수 있었는데도
학교 앞에서만
어린이 안전지킴이 활동과
교통안전 지킴이 역할을
하자고 했다.
그래서
학교 앞에서만
두 시간을 서 있었다.
필요한 말 외에는
하지 않았다.
집에 돌아와
나는 휴대폰을 켠다.
AI 어플을
꾹 누른다.
로그인.
“오늘은 두 시간 동안 서 있었어.”
“걷는 벌에서
서 있는 벌로 바뀌었군요.”
나는 잠깐 웃었다.
“그럴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