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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윤이 May 21. 2020

오월의 팔달산

꽃이 있는 숲


 수원의 명산 하면  팔달산이다.  팔달산은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산으로 언제 둘러보아도 아름답고, 낮은 산이지만 소나무 군락지로도 유명하다, 너무 잘 가꾸어서 정원과도 같아 보이지만 경사가 깊은 편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팔달산에 운동하려고 오르기도 하고,   마음의 휴식을 얻기 위하여 오르기도 한다. 팔달산은 사계절  모두 아름답지만  그중에서도 팔달산의 5월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고 싶다.

성신사 왼쪽 길로 올라가는 길에 핀 붓꽃

                          

오월 중순의 팔달산에는 예쁘고 화려한 꽃들은 지고, 산에서 볼 수 있는 수수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추억 속에 간직하고 있을 꽃들이 숲길과 어우러져 걷는 이들의 마음을 기쁘게 한다. 

정조대왕 동상

 정조대왕 동상 앞에는 때죽나무 군락지가 있다. 때죽나무 이름은 과피로 물고기를 마취시켜 떼로 죽인다고 하여 때죽나무라고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때죽나무는 하얗고 예쁜 꽃이 수줍은 듯 나뭇잎 아래에 종처럼 매달려 피고,  꽃향기도 코끝을 매혹시킬 만큼 좋은 향기를 가지고 있어서 벌들뿐 아니라 많은 곤충들이 찾아온다. 때죽나무 사이를 걸어갈 때는 눈과 코를 즐겁고 기분이 좋게 한다.

때죽나무 꽃

  정조대왕 동상 뒤쪽은 팔달산 순환도로가 있다. 외부차량은 들어올 수 없고, 화성 어차가 순회 운행하고 있다. 순환도로를 돌아도 좋고 순환도로에서 산 쪽으로 나있는 길 아무 곳으로나 올라가도 팔달산을 산책할 수가 있다.   팔달산은 낮은 산인데도 깊고 높은 산에서 볼 수 있는 나무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소나무 군락지인 팔달산은 소나무 밑에 작은 꽃나무들도 군락을 지어 피어있다.  이곳은 국수나무 군락지이다. 


소나무 밑 국수나무 군락지

국수나무는 수국이라고도 부른다. 산지에서 자라는 높이는 1m~2m 정도인 하얀 작은 꽃들이 뭉쳐서 피어있다.  국수나무 군락지를  지나며 어린 시절 겨울철에 국수나무로 놀이하던 생각이 난다. 국수나무를 잘라서 보면 줄기 속에 굵고 하얀 것을 나무로 밀어내면 국수처럼 밀려 나온다. 그것을 가지고 입김을 불어서 모양을 만들며 놀았던 기억. 그 하얀 것이 국수같이 생겨서 국수나무라고 한다. 정원수로 심어도 좋을 것 같고, 꽃도 예쁘고 향기도 은은한 게 좋다.

국수나무 군락지의 오솔길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친숙한 꽃들도 많이 피어 있다. 길옆에 노란색 애기똥풀이 반기는 듯 활짝 피어있다. 아이들을 데리고 산에 올라오면 아이들이 제일 잘 알고 있는 꽃이다.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린 꽃으로. 꽃은 노란색이고 줄기나 잎을 자르면 노란 진액이 나오는데 아기똥색을 닮았다 하여 애기똥풀이라고 한다. 그리고  벌레에 물렸을 때 애기똥풀의 노란 진액을 바르면 통증 없이 깨끗이 치료가 된다. 애기똥풀이 어우러진 산길을 걷는 기분도 상쾌하고 좋다.

애기똥풀이 피어있는 길

  햇볕 내리쬐는 길을 걷다가 몸이 더워지는가 싶으면 어느새 그늘이 드리워진 숲으로 들어서게 된다. 5월의 신록이 소나무와 함께 어우러져 소나무 향기를 듬뿍 맡을 수 있어 좋다.  팥배나무는 키가 10m 이상되는 것 같다.  팥배나무는 100m ~ 1300m 고지에서 자라고 군락을 이루지 않는 다고 하는데 팔달산에는 많은 나무들이 군락 을지어 키를 자랑하듯 잘 자라고 있다. 봄에는 하얀 꽃이 눈이 내린 것처럼 피고. 가을에는 팥알만 한 빨간 열매가 열려서 새들의 먹이가 되어 준다. 시원하고 조용한 이 길이 오늘은 가장 마음에 드는 것 같다.

좌측은 팥배나무, 우측은 단풍나무

 

어디에선가 짙고 신선한 꿀 냄새가 나는 듯  꽃향기가 풍겨 온다. 오월의 꽃을 장미라고 하는데 팔달산에는 장미과에 속하는 찔레꽃이 한창이다. 길가 양지바른 곳에 하얀 꽃이 활짝 피어 향기를 품어내고 있다.  찔레꽃은 노래도 있고, 찔레 줄기를 따서 먹으며 배를 채우기도 했던 우리 조상들의 구황식물이기도 하다., 그리고 우리 조상들은 향기로운 찔레꽃을 따다가 증류시켜서 화장수로 사용하기도 했다고 한다. 향기가 아름다워 발길이 떨어지질 안을 정도로 기분이 좋다.

찔레꽃이 핀 오솔길

꽃향기가 좋은 것이 찔레꽃만이 아니다. 고개를 들어보니 아카시아꽃이 활짝 피어 향기를  날리고 있다. 20여 년 전만 해도 팔달산에 아카시아 나무가 많았는데 소나무가 자라는데 방해가 되어서 많이 잘라냈는데도 아카시아꽃이 군데군데 많이 눈에 띈다. 아카시아꽃의 향기가 향수, 껌, 비누 등에 향이 나는 제품을 만들기도 하고, 아카시아 꿀도 있고, 아카시아꽃을 먹기도 하고, 잎으로 가위바위보를 해서 잎을 따내기 놀이도 하던 것이 생각난다.

 아름답고 향기로운 길을 따라 걷다, 문득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원화성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그 가치를 더해주는 팔달산의 아름다움을 증명하는 표석을 찾았다.

세계문화유산을 알려주는 표석

저 멀리 팔달산 정상임을 알려주는 서장대의 우뚝 솟은 모습이 보인다. 이곳은 정조대왕이 화성 장대라는 편액을 직접 썼다고 알려져 내려온다. 이곳 서장대는 장수가 성안과 성 밖 그리고 인근 지역까지 살피며 지휘하던 곳이라 하니 수원의 중심이 되는 높은 곳이다.

  

저장대의 모습

서장대에서 사방을 지휘했다고 해서 시내를 둘러보았다. 정말 멀리 광교산, 용인시까지 한눈에 보이는 곳이다. 이곳은 낮에도 볼 것이 많지만   세계 어느 도시 보다도 서장대에서 보는  수원시의 야경은 정말 아름답다.

 

서장대에서본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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