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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때 달라요

당신이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달라요

by 김재우

나는 공무원이다. 공무원은 보통 2년마다 다른 부서로 전보를 하게된다.

경력이 이제 막 8년 넘은 공무원인 나는 요즘이 제일 힘들다.

부서 분위기가 맞지 않는것 같다.


여태까지 조직에 적응을 잘 하지 못하는 이유가 '조직 분위기'라는 글들을 봤을 때마다 이해가 안되었다.

조직 분위기가 달라진다고 나의 업무능력이 달라진다고 생각한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파란색벽에 빨간색 꽃병을 두어도 각자의 색을 지키며 그자리를 지킨다. 그렇기 때문에 조직 분위기는 개인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근데 요즘은 생각이 달라질랑 말랑 한다.

내가 내 색깔과 다른 성격의 사람들과 근무를 해보니 많이 느낀다.

파란색벽에 빨간색 꽃병은 너무 튄다. 좋은 쪽으로 튀면 좋겠지만, 나는 부조화의 방향으로 튀는것 같다.


내가 오기 이전의 조직분위기는 좋아보였다. 내가 인수인계를 받을때만 하더라도, 서로가 서로를 위해주는 분위기였다. 그래서 조직 이동이 두렵지 않았다. 그들도 좋은 사람이고, 나도 좋은 사람이니 융화되는게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근데 안됐다.

나는 융화되지 못했다.


근본적인 원인을 찾고 싶었다. 그래서 생각을 해봤다.

나 진짜 좀 멍청한가?


생각을 좀 해보자


1. 내가 멍청하단걸 부정해봤다.

- 이전까진 잘했음(근거 없음)

- 조직을 떠날 떄 나와 일하는 사람들에게 다 인정을 받아왔으니까(진짜로 그들이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름)

- 나는 내가 그렇게 멍청하진 않다고 생각하니까(요즘에는 자신 없음. 좀 띨빵한거 같기도 함)


2. 내가 멍청하단걸 긍정해봤다.

- 지금 실수 투성이어서 적응 못하는거 당연함

- 이전까진 사람들이 착해서 잘한다 잘한다 해준거임

- 사실 멍청함


2번으로 생각하면 모든게 명쾌하게 떨어지긴한다.


결론이 너무 가혹하다.


그럼에도, 나는 2번을 부정하려 한다. 조직에 적응하기 위해서 라기 보다는, 내가 나에게 씌어진 멍청하고 답답하다는 이미지를 벗어내기 위해서 노력하고 싶다.


어느 조직에 가더라도, 그런 조직분위기에 휘둘리지 않는 내가 되고싶다.

조직분위기에 짓눌려서 뚝딱거리는 어린애가 되고 싶진 않기 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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