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순무 Jul 03. 2019

동생이 가고 난 후

2019년 7월 3일 수요일의 딱 한 장

망원한강공원


  요 며칠 글을 쓰지 못했고, 하루 한 장 사진을 고르는 일도 못했다. 동생이 며칠 동안 서울에서 지내다 내려갔기 때문이다. 다정하고 평화로운 공기 속에서 뭔가를 기록하는 일은 쉽지 않다.

  동생이 고속버스를 타고 내려간 후 저녁을 차려 먹고 요가를 다녀오고 글을 썼다. 전부 내 생활을 유지시키는 감각이고 이루 말할 수 없이 사랑하는 시간인데 괜히 기분이 이상했다. 그전에 있던 소리까지 죄 챙겨간 것도 아닐 텐데, 방이 더 조용해진 것 같고 그렇네.

  사진은 엊그제에서 왔다. 오늘은 규칙을 어길래. 나는 종종 나의 가족이 평균 이상으로 친밀하고 다정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야속하기까지 하다. 떨어져 산 지 한참 되었는데 아직도 방에 혼자인 게 어색하기만 하니까. 물론 배부른 소리인 걸 안다. (얌냠)

  암튼 사진은, 우리를 오래오래 기다려주던 노을과 시원한 바람과 '살아 있어서 다행이야' 모먼트 in 망원 한강공원.

매거진의 이전글 서교동 골목의 능소화 -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