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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순무 Jun 13. 2019

여름 가지와 토마토 한 그릇

2019년 6월 12일 수요일의 딱 한 장


  여기 살기 시작하면서 생긴 좋은 패턴 중 하나는 계절에 맞는 채소를 섭취하는 것이다. 과일이야 철에 맞게 먹는 게 익숙했지만 채소는 어느 계절에 어떤 것을 수확하는지 전혀 알지 못했는데, 이제는 제철에만 느낄 수 있는 채소의 향이며 단맛이 있다는 걸 안다.

  여름엔 맛있는 채소와 과일이 한가득이라 식탁이 풍성해진다. 그중에서도 가지는 요 때 꼭 먹어줘야 한다. 가지를 썩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신선하고 고운 여름 가지를 먹어 본 후 생각이 바뀌었다.

  다섯 개에 천 원 주고 가지를 잔뜩 사 왔고, 혼자 살다 보니 마지막 가지는 무르기 직전이었다. 기름 두르지 않은 팬에 구워 먹는 것이 가장 맛 좋지만, 그것도 상태가 좋을 때의 이야기다. 조금 조리를 해서 먹기로 한다.

  여름 제철을 맞은 토마토도 있겠다, 가지를 구워 그릇에 담고 토마토도 한쪽만 익혀 위에 올렸다. 캔 참치 적당량을 끓는 물에 살짝 데쳐 기름기를 빼고 토마토소스와 섞어주었다. 그걸 토마토 위에 바르고 칵테일 새우도 있길래 얹었다. 슬라이스 치즈를 잘라 둥지처럼 가장자리에 두르고 가운데 달걀을 깨어 넣었다. 오븐이 있으면 좋겠지만 아쉬운 대로 전자레인지를 이용하도록 한다. 전자레인지를 이용해 달걀을 요리할 때는 꼭 노른자를 터뜨려 준다. 달걀이 익는 정도를 확인하며 30초-1분 간격으로 몇 번 돌렸다.

  결과는 역시나 대성공이다. 노른자를 터뜨려 녹은 치즈에 슥슥 비비고 토마토 가지와 함께 먹는다. 따뜻한 토마토와 달고 쫄깃한 가지, 고소한 치즈와 달걀! 간편하고 맛있고 따땃한 저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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