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 카레에서 감자로 위장 잠복 중인 당근을 만났을 때
당근은 선명한 주황빛으로 식욕을 돋우는 컬러감을 뽐내지만 어째서인지 그 컬러와는 상반되게 밥상 위에서 젓가락이 잘 가지 않게 되는 채소 중에 하나이다
어릴 적에 나는 익힌 당근을 무척이나 싫어했다 카레라이스를 먹을 적에 무심코 감자라고 생각하여 먹었는데 입안에서 당근이 씹혔을 때의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리고 어머니는 요리에 컬러 조합을 위해서 당근을 자주 썰어서 놓으셨다 색 배합용으로 내가 좋아하는 나박김치에도 당근이 자주 활용되었다 나박김치는 수저로 떠먹는 음식이기도 하고 들어간 재료들의 크기도 작아서 인지 당근만 빼내고 먹기는 어려웠다 의도치 않게 씹히는 당근이 썩 반갑지는 않았다
내게 당근의 선호도는 여타 다른 채소들보다 뒤에 있다 당근의 순서는 카레의 감자보다 나박김치의 무 나 오이보다 훨씬 뒤에 있다 근래에 채소로 레벨 업하기로 마음먹었기에 이참에 당근과도 친해지기로 했다
마트에서 쉽게 볼 수 있으며 나는 흙당근을 구매했다
당근 먹기 레벨업 단계
1단계 : 당근케이크 / 디저트류
2단계 : 오일 먹은 당근 (감자채 볶음 / 소시지 볶음 with 당근 , 볶은 당근이 들어간 김밥)
3단계 : 수분 먹은 당근 ( 카레라이스 / 닭볶음탕 )
4단계 : 생당근
5단계 : 100% 당근주스
당근의 주요 성분인 비타민 A가 지용성 비타민이기 때문인지 물보다는 오일과 함께 조리된 당근이 먹기가 훨씬 쉬웠다 그리고 생당근을 먹는 것보다 100% 착즙 한 당근 주스가 더 생생한 자연의 맛이 느껴져서 주스 먹기를 레벨업 최종 보스로 정했다
현재 레벨업을 위해서 4단계 돌파를 시도 중이다
생으로 당근을 자주 먹다 보니 생각보다 맛있었다 아삭아삭 씹는 맛이 좋았고 무엇보다 씹을수록 달큼한 맛이 점점 올라와서 채소라기보다는 디저트 같기도 했다 그리고 당근을 반개만 먹었는대도 포만감이 느껴져서 배불렀다 밥 먹을 때 당근 먼저 먹으면 포만감 때문에 다른 음식들의 양을 줄이기 좋을 듯하다
오늘도 이렇게 채소 레벨업을 열심히 도전하는 중이다 여러분은 당근 레벨 몇 단계인가요?
- 2화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