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요, 생각보다 물욕이 많아요
좋아하는 브랜드에 충성도가 높은 편이고요
못 가지면 끙끙 앓을 때도 있어요
그래도 살아가지다 보니 그런 시기도
자연스레 지나가기도 하고 소비도 어디까지나
순간적인 회피에 불가하더라는 것을 알 때도 오더랍니다
저는 좋아하는 것을 걸치고 외출을 하면
햇살이 저만 비추는 것처럼 눈부셨고요
기분도 좋고 몸도 가볍고! 그 좋은 택시도 안 타고
2만 보 가까이 걸을 때도 있습니다
탄수화물 가득한 밀가루를 먹어도 죄책감이 덜했고요
그날 입은 착장이 마음에 들면 얼른 사진으로 남겨
다음 해 오늘 즈음에는 이런 옷을 입었으니
참고해야지 하고 기록하는 걸 즐깁니다
외출은 주로 주말에만 해요
평일, 특히나 월요일은 제 표현으로
'죽어있다'가 맞아요.
주말에 모든 기운을 쏟고 나면 월요일은 오후까지 뻗어있습니다
체력의 한계도 느끼고 굳이 낮은 당의 알림이 아니라면 계속해서 잠을 자며 에너지를 비축하고 몸이 붓도록 잡니다
화요일쯤 되면 회복세를 타는데 수요일과 금요일은 임시로 정한 '출근하는 날'입니다
좋아하는 스벅 리저브에 가 타다닥 거리는 소리를 듣는 걸 좋아해요
뭔가 재바르게 일이 이루어져 가는 듯한 묘한 쾌감이 있달까요
소비를 해서 얻는 것 말고 이런 것이 주는 희한한 성취감이 어딘가에 처박혀 있을 제 만족도를 깨웠습니다
때론 너무 솔직한 나머지 나 자신조차도 '덜어냄'이 아니라 '토하는 수준'이라 타격이 없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 인내심이라고는 없던 제가 여기까지,
100까지 연재했습니다
이런 제가 신기해 죽겠습니다
월급 주는 이 하나 없고 라이킷도 많지 않은 이 글에
그저 꾸준한 무언가를 계속 부여해 주었습니다
이쯤이면 장한 제게 의미 있는 무언가를 해주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짐숭1과 상의, 엄청나게 신박한 것을 던져주어 무척 신이 났는데
아마 더 큰 재물을 막기 위함은 아니었는지 살짝 의심이 듭니다
100번째 기념으로 타투를 새기기로 했습니다
결과는 마음에 듭니다
다만 걱정이 되는 것은 엄마 아들이 첫 타투에 대한 평이 좋지 않아 아마 등짝을 맞을 것 같은(차라리 이게 낫습니다) 아니, 말로 한 대 후드려 맞을 것 같은 예감이 들어 여름에 어쩌냐-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마음에 듭니다.
늘 즉흥적 임에도 불구, 내게 새겨진 이상
마음에 들어야만 하고 볼수록 정이 들 겁니다
너무 두서없지요?
사실 저는 일관되게 두서가 있는 사람이라기보다
조금 정직하고 조금 꼰대 같고 조금 허술하고 조금 낯가리고 조금 직설적이고 조금 솔직한데 조금 많이 웁니다
너무 장황하지요?
사실 쓰려던 소재를 까먹고 나서 무엇을 쓰려했는지 모르는 저를 위해 빠르게 손놀림이라도 주려 뭐라도 해야겠기에 시작한 글입니다
그래서 저는 장황하더라도 이 속도를 유지해야만 합니다
글이 언제나 수미상관, 초지일관, 유종지미
을지문덕? 할 수 없으므로
이만 흐드러진 바람처럼 사라져 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