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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의 몇 줄

by vakejun


머리를 잘랐다. 약간


겨울 패딩을 장만했다


눈이 좀 흐릿하고 침침한 편이다. 고혈당이 자주라


**가 병문안을 왔었다. **인 온다 하고서 안 왔네?


**이를 만났다.


늘 느끼는 거지만 그 분위기 뭔데? 넌 좀 유치하다


두통이 심하다


메니에르, 입원이라니 말도 안 된다


오빠가 병원비에 용돈도 줬다. 고맙다


요가학원등록. 다음 이 학원은 패스


짐숭1이 또라이라고 했다. 칭찬이라고 거짓말한다.


이젠 치킨이 짜고 맛없다


빵이 좋다


유일한 낙이었는데 커피를 먹지 말란다


요가학원 텃세 부리고 재수 없는 늙은 회원들이 있다


외롭다 그래서


맘에 안 드는 요가강사가 있다. 돈이 아깝다


여전히 생각은 많고, 잠은 불규칙적이다


전만큼 시리얼을 두 끼 이상 먹지 않는다


밥은 싫은데 뷔페를 가면 볶음밥을 꼭 먹는다(고 했다)

복근 만들기 참 힘들다


새해부터는 음식 체크를 매일하고 있다


몰스킨 작은 수첩과 스케치북이 생겼다


올 겨울은 많이 안 춥다. 병원 갈 때만 춥다


레드향을 처음 먹어봤다. 새콤하다


드디어 셔츠를 샀다. 기다린 보람이 있다


스테로이드 약 때문인지 볼이 빵빵해지는 것 같다


들을만한 새로운 음악이 없다


스테이크를 집에서 해 먹는다. 접시도 샀다


플라잉요가는 재미있는 편이다


절에 다녀왔다. 머리 좀 안 아프게 해 주십사


엄마가 양력설을 본가에서 보내셨다.


몹시 신경 쓰였다


새해 첫날에도 cafe IMA에 가 함박을 먹었다


교보문고 역시 갔다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책을 반 읽었다


멋모르고 집어 들어 후폭풍이 있다.


연이어 읽기는 글렀다


귀가 다시 안 들릴까 무섭다


11월 초, 12월은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했다


휴대폰을 바꿨다. 용량 커서 좋다


나이키 레깅스는 참 좋다. 왜 이제 샀나 싶다


어딜 가나 멍청한 애들은 꼭 있다


작년엔 감기에 안 걸렸다


짐숭2 얘기가 나오면 욕으로 끝난다


보고 싶다 나쁜 년



- 2016년 2월








중기장에서 머리가 더 짧아졌다


원하는 디자인의 컷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바보 같진 않다


머리카락은 자란다는 걸 이제는 너무 잘 알기에


까짓 거 모자 쓰면 그만이라고 놓을 줄도 안다


약간 부지런을 떨면서 살고 있다


그 예전 듣던 음악을 아직도 듣는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몇몇 가요도 듣는다


사람은 어떠한 계기로 변하기도 한다


그때나 지금이나 외국어는 좀처럼 늘지 않는다


영어 잘하는 미국인이 부럽다


토요일마다 트레드밀 30분씩 1월부터 시작하고 있다


예전보다 살이 많이 쪘다


나잇살인 것 같기도 하다


살면서 코로나라는 역병도 겪어보고 신기하고 퉷!이다


얼마나 많은 것들을 당연하게 누리고 사는지


새삼 느끼긴 했다


난 잘 될 거란 막연한 믿음이 있다


그 자체를 믿는다


늘 떠들어도 시원찮을 말하는 대로 될 거다라는 걸


나는 알고 있다


아마 내게 주어진 병도 그 언젠가 촐싹 맞을


내 입방정이 떠들어댄


일 안 하고 편하게 살고 싶다가 반영된 건 아닌가 하고


뭐든 그런 거라면 나는 조금 입 밖으로 내뱉는 거에


신중을 기하기로


손가락의 타이핑이 주는 파워 역시 믿는 편


이건 말보다 주워 담을 수준이 아닌지라


신중의 신중을 더해


눈물 콧물 기진맥진 진통을 겪고 나서야 나오는


몇 가지들이 그러함


분명 어제는 쓰고 싶던 것이 있었는데


진통 없는 소재는


이다지도 쉬이 날아간다


공기의 차고 데워짐에 민감한 나이가 되었다


아니다, 나이를 먹어감에 느껴지는


온도에 대한 반응일지도 모른다


이렇게 살고 쓰고 뇌리의 끄트머리를 끄집어내어도


아직 모르는 것이 많다면


이건 이 나름으로도 괜찮지 않을까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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