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긍정적이지 않다.
바꾸고 싶었다.
몹시도 그러하고 싶었던 기분으로 그렇게 하리라
마음을 먹었던 것이다.
이렇게 글로써 기록을 남기는 섣부른 짓은 용기가 필요하다.
나중에 읽고 되새김질할 나 자신이 어떠한 상태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좋은 곳에 와서 좋은 일들도 많이 있었지만
액땜으로 스타트를 끊었다고 웃으며 퉁쳤다.
갑작스러운 어깨의 통증도 기꺼이 맞이했다.
전보다 집이 넓어 청소하는 게 벅찼나 보다-
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겨주기.
매번 찾아오는 주말이 즐거웠고
이곳의 모든 날이 새로웠다.
1년이 찾아오기 전 까진 매일의 하루하루가 새롭고 신기할 따름이었다.
눈부시게 이뻤다. 의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감정소모를 겪어야 했고
이제는 편안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나의 긍정 착오가 사고를 마비시키길 연속했다.
살면 얼마나 산다고..
파괴적인 생각은 주기적으로 혹은 느닷없이 들쑤셨다.
나는 서둘러 저 밑바닥 끝까지의 긍정을 꺼내 방패 삼아 분노를 참고 억누르며 나 스스로를 '대인배'라 칭하고 화를 삼키며 서운함과 슬픔, 찝찝함을 삼켜먹어 버렸다.
술을 마셔도 토를 하는 인간이
감정을 먹었다 해서 탈이 나지 않을 리 없었다.
뒤틀린 감정의 숙취가 따랐다.
믿었던 나의 의지에 마음에 사고에
몇 대 얻어맞고 뻗어버렸다.
급기야 살면서 한 번도 써보지 않았던
유언장을 썼다. 아무렇지 않았다.
슬프지 않아서 울지도 않았고
담담했기에 아무렇지 않게 써 내려갔다고 생각한다.
솔직한 심정은 적지 않기로 한다.
다소 유치할 수도 있으므로.
사람 마음이란 게 직접 겪어보지 않고서야
내가 아무리 진실 이래도
아무리 덤덤할지라도
그 이야기는 유치할 뿐이다.
사실 너무나 솔직하게 쓰고 있지만
정확한 속내는 내비치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된다고 생각한다.
다 알 수도 없을 거라 의심한다.
그렇다 해도 상관없고 어쩔 수 없다.
지금 내게 중요한 건 이걸 어떻게 마무리 짓느냐는 거.
암울한 물감으로 얼룩진 기막힌 인생을 어찌하면 좋은 부적처럼 쓰냐는 거.
예전 같으면 상관없었겠지만..
후에 '이 것'을 마주했을 때 지금 기분을 역행하기엔 이미 노쇄하였으므로..
조금 살아 본 결과 좋은 게 좋은 거라고.
그렇게 밀고 나가보기로.
비록, 그러했지만 오늘은 간접조명이 끄적거리기에 좋은 명분을 보태준다.
이런 거- 나쁘지 않다.
충분하다.
드물지 않게 6월 8일 밤 9:28.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