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안 뛰어

by vakejun


언젠가 그런 날이 오지 않을까

그래도 버티길 잘했어-

이런 날도 오잖아.


정말 그랬다.


버텼어.


어떻게든 지내고야 말고

남들 먹는 나이도 먹고

폭풍 같은 시간을 잠잠하게 보내보려

나이 먹은 만큼 굴어보려

애쓰지 않고, 아무렇지 않게 흘러 보내는 '과정'임을

그렇게나 입력해 가며 버텼다고.


출력값은 어땠냐고?


뭘 자꾸 놔주더라던데.


꼭 잡고 있을수록 나만 처량해지는 것 같아서

흘러가는 것들을 잡는다고 잡아지는 게 아니라면

나는 그걸 놓칠 준비도 할 줄 아는 사람이어야 될 것 같던데.



이쯤에서 습관처럼 나와야지.

'모르겠다'


그럼, 몰라도 되지 않을까?

뭘 자꾸 알려고 들어, 다 알아야지만 버텨지는 것도 아니더만.

몰라도 지장 없는 거라면 난 이쯤에서 뒷짐 지고 좀 천천히 걸을란다.



이제는 신호 앞에서 뛰려들면 도가니가 나갈 것 같은

나이가 뒤지게 싫은 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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