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 커피

by vakejun


날이 좋다.

매번 수첩을 펼치지만 스트레스로 도배된 이야기는

그 어떤 소잿거리도 제공하지 않는다.

이런 이야기로 잉크를 낭비하기에는 날이 너무 좋단 말이다!


언제부턴가 생산적인 것에 집착을 하기 시작했다.

쓸모없는 사람이 되기 싫어서 아등바등거렸다.


아침잠을 줄이고 활동량을 늘려주는 아침 우울증 약을 먹으며, 스타벅스에 들러 뭐가 됐든 앉아라도 있자고.


출근길에 나를 봤다며 미용실의 디자이너쌤이

부지런했던 그날의 나를 알아봐 주고

스타벅스의 파트너들은 나의 닉네임에 친숙하다.


친구를 하자던 젊은 파트너에게 내향인은 나이는 비밀로 하자고 했다.


다리를 꼬고 앉아 그렇게 두세 시간을 보내면 글이 탄생된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모든 글이 내게는 좋았다.



무례한 사람들의 상식을 넘어선 반응에 날이 서

좋아하는 수첩에 스트레스로 악을 채웠다.


그 때문에 내 감정이 손해 보는 건 말이 안 된다.


모든 건 다 이유가 있다는 주의라, 아마 그대로 돌아가지 않을까?

누가 외치던 사랑만이 되돌아오는 건 아닐 거야.


내가 그렇게 믿는 것 또한 신념이다!라는 주의라.


모두의 안위와 행복을 빌지는 않는다.

그렇게 큰 사람은 아니라 나의 빌고 아니고가 힘이 있겠냐마는..


모두의 기준도 기대도 필요 없다.

이제 빡치는 일상은 더 이상 수첩에 쓰지 않겠다.


모든 날이 눈부시진 않아도 내 수첩은 내 편이다.

그저 선량한 주인이 되면 된다.



커피맛이 유독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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