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지나기를 세 번 반복이면 달이 간다
누구는 세 밤만 자면 돌아온다던 어미가 돌아오지도 않던 그 긴 밤, 몇 번을 반복해도 내가 왔노라 하지 않았지만 다행스럽게도 그런 비극은 내게 일어나지 않았다
절이 싫었다
어미는 자식들 다 크면 자신은 아무도 모르는 절에 들어가 나오지 않겠다고 어린 자식에게 진심인지 푸념인지 모를 말을 했기 때문이다
어미는 절에 갈 틈 없이 바빴고, 종국엔 고된 홀로의 삶을 견뎌내다 친구가 생겼고 자식들은 그를 '아저씨'라고 불렀다
어미의 아들은 '아저씨'를 어지간히도 챙겼다
그도 아비 잃은 자식임엔 분명한데 왜 그리도 헌신적인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시골동네
누구네 집 남편이 떠난 지 몇 년,
남자친구가 생겼다더라
그래 실컷 떠들어라
우리 집 장녀가 장남을 설득하고 장남이 인정한 관계인데 상관없는 당신네 입 놀리는 수준은 그저 하찮기만 하다
어미는 걱정했다
이 나이에 새로이 사람을 만난다는 것
자식 보기에 부끄럽지 않겠냐는 것
뜯어먹을 거 없나 노리는 저 치들까지
가장 늦게 낳은 자식이 어미를 설득했다
어미는 자식을 그리 모르겠냐고
어느 하나 그르게 키우지 않았으니 걱정 말라고
하고 싶은 거 하시며 사시라고
어미는 절에 가지 않아도 된다
멀리에서 닿지 못할 걱정뿐인 효라면
옆에서 물 한잔 같이 떠다주며 챙겨주는
그이가 낫겠지 했다
아비는 왜 그리 서둘러 갔는지 알 수 없다
십 년을 몇 번 이만치 살고도 모르는 게 많구나
처음 친구가 생겼을 때 생일선물로 장갑을 받았다고
이걸 어찌해야겠냐고 들뜬 걱정을 기억한다
좋은 것만 다가올 테니 걱정일랑 절에 보내고
나보다 더 진기하고 귀한 경험만 하면서
신기하게 재미지게 건강하게 오래 살길 바라요
자식은 이제 그것 말곤 바라는 게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