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새벽에 많이 센치해진다던데
우물쭈물 쪼그라드는 나의 뇌는 이성적이기만 한.
어떻게 된 게 이 놈의 새벽은 또렷, 명료해져만 가는지 말똥거리는 눈알이 설명 이상을 보여주잖아?
요만치의 기분은 이게 그 새벽감성인가 싶다가도
'조사' 하나가 못내 거슬려 고쳐간 걸 보면 난 쌉T가 맞네 하는 시간인거지.
왜 잠을 못 잤는지는 아침 우울증 약을 먹으면서 어젯밤 약을 놓쳤구나 하면서.
고작 알약 몇 알에 의존도가 높았구나 내가.
즐겨찾기의 음악을 조용히 귀에 때려 박고
이제는 만족스러우니 자볼까!
자세를 바로잡고 눈을 감아보지만 떨리는 눈꺼풀이
난 잠을 잘 생각이 전혀 없는데?
차라리 더 생산적인 걸 해!
그래 이 정도로 분명한 처방이 나온 거면 하나 정도는 해 내겠다 싶은 거지.
몇 줄을 적다 보면 소재는 충분하나 문장이 완성되지 않는다.
못마땅하다.
이대로는 오던 잠도 깰 것 같다.
아이템은 많은데 마구 던져댄다고 적군이 알아서 죽어주겠냐고.
그 옛날, 명예로운 광고기획사의 아웃소싱, 주택을 개조해 사무실을 만들어놨더라.
오전은 출근을 하고 일이란 건 없었다.
(나중에 알았지.. 집에 못 가면 거기서 씻더라는 걸)
공기청정기가 24시간 돌아가는 찌든 연초의 사무실, 뭣도 모르고 잠깐 껐다가
인간 실장이 불같이 화를 내는 거다.
"그거 끄면 우리 다 죽어!"
오전엔 늘어지게 놀면서 오후나 늦은 밤이 되면 건너편 기획사의 실장님이 일을 하나 물고 들어와 밤이 새도록 모니터와 싸웠다.
그 일 없는 오전에 뭘 했냐면, 스타크래프트.
'너도 이거나 배워'
오전에 할 일이 없다는 뜻을 공표하는 거다.
공기청정기가 못다 한 한을 여기서 풀어볼까?
다 죽이고 싶었지만 요새만 세우다 죽임을 당했다.
게임은 소질이 없다.
방어는 역시 특출 나다.
알려준 적이 없어서 말하는 건데
체스, 스도쿠 이런 거? 좋아한다.
빠른 퇴근, 새벽 4시경.
이태원, 현란하고 신기한.
노동자는 모르는 풍류의 시간에 있던 사람들.
퇴근은 언제나 즐거울 줄 알았지만 늘 지쳐있었다는 게 나에겐 찌든 감성 자체였다.
서로 부둥켜안고, 즐기고, 취해있던 거리는 유흥의 내리막을 맞았지만 택시 안의 나는 유흥도, 취미도, 사람도, 자아도 잃어가고 있을 즈음이었다.
물론 좋은 사람들도 있었지.
이용당하기 십상이던 착하기만 한 실장님은
나중에 한식집을 차리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가면 공짜로 밥 주신댔는데 꿈은 이루셨는지..
이게 말로만 듣던 사회에 찌든 인간이구나?
로 인사를 하던 짐숭2는 알 리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사회인의 고충을 왜 그리도 열성적으로 들어주고 참견해 줬을까 라는 생각을 잠깐.
하루키에게 안부 전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