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으로 가는 통과의례_고백

잘못. 인정_변명이 아닌 고백

by 또 래 호태

사랑의 목표는 행복입니다.

행복하지 않은 사랑은 사랑이 아니니까요.


내 사랑의 목표는 오직 당신의 행복에 있습니다.
내가 살아 있는 이유가 그것 하나라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내 존재가 당신을 불편하게 하거나,

당신이 나 때문에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게 한다면
나는 당신을 사랑할 자격이 없습니다.


당신을 만난 이후,

나는 오로지 한 가지를 위해 살았습니다.
당신이 행복하길.

그거 하나만요.


처음에는

당신의 아픔과 외로움을 감싸는 일에 집중했습니다.


그다음은

당신이 바빠서 챙기지 못한 ‘생활의 결핍’을 채워주는 일이었고요.
그게 내 하루의 의미였고, 내 사랑의 방식이었습니다.


고백합니다.

이 모든 건 당신을 위한 일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나를 보여주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왜냐하면

당신에게는 ‘사랑’보다 먼저 ‘사람에 대한 믿음’이 필요했으니까요.
나는 그 믿음을 흔들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내가 한 일은,
당신이 ‘엄마’로서—나를 만나기 전부터 해오던 일들에—소홀해지지 않도록
곁에서 조용히 챙기는 것이었습니다.
당신이 나를 사랑하면서도, 당신의 삶을 놓치지 않길 바랐습니다.


매장 일에 매달려 늘 피곤한 당신에게
나는 그저 당신의 휴식처이고 싶었습니다.


물론 만나면 격정이 앞서 당신을 시달리게 한 적도 있었지만,
내 마음만은 언제나 당신의 평안을 바랐습니다.


가끔 생기는 소소한 의견 차이들—
내가 그것을 ‘소소하다’고 말하는 건,
우리의 사랑이 그만큼 크고 또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사랑이 작으면 사소한 일에 무너지고,
사랑이 크면 사소한 일도 더 조심히 다루게 되니까요.


당신은 내가 ‘세 번째 운명’ 일만큼 보수적인 연애관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런데 나는 조금 달랐습니다.
나는 평생 파랑새를 찾아 헤매며 살았거든요.


그리고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파랑새는 잡는 것이 아니더군요.
파랑새는 내가 준비되면, 스스로 날아와 앉는 존재였습니다.


사랑의 가장 큰 적은 시기와 질투입니다.
“내가 차지하고 말겠다”는 욕망이 사랑을 사랑이 아니게 만들죠.
결국 그 욕망은 모든 것을 무너뜨리고, 때로는 목숨까지 잃게 하는 비극을 부릅니다.


당신에게 미안하지만,

나는 이것을 내 연애를 통해 배웠습니다.
사랑은 누군가를 차지하는 게 아니라,
함께 성장하며 서로를 비추는 일이라는 것을요.


당신을 알고 나서,

나도 모르게 나 역시 보수적인 연애관을 갖게 되었습니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요.


자의는 내 의지였고, 타의는 세월의 흐름이었습니다.
사랑은 떠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니 지켜야 한다고,
세월이 그렇게 나를 바꿔놓았습니다.


이제,

내가 서툴러서 당신을 오해하게 했던 일들을

분명히 인정하고 사과하겠습니다.


‘동의보감 식당’에서의 일은,
엄마인 당신이 딸에게 좀 더 일찍 돌아가길 바라는 작은 배려의 마음이었습니다.


그리고 시내 데이트 후 내가 택시를 타고 귀가한 것도
당신이 나를 태워다 주느라 괜한 수고를 하지 않게 하려는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마음을 미리 제대로 전하지 못하고
무심한 말로 툭 던져버려
당신을 혼란스럽게 한 점, 정말 미안합니다.


또, 당신 주변을 맴도는 몇몇 남정네에 대해
내가 무심한 듯 보였던 태도가 당신을 속상하게 했다는 것도 압니다.


당신은 아마 내게서 좀 더 단호하고 분명한 반응을 기대했겠지요.

그런데 내 방임에 가까운 태도가

자칫 당신에 대한 무관심으로 비쳤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 점, 이제야 제대로 깨닫습니다.

미안합니다.


그리고 당신의 환심을 사려는 어떤 관심남의 선물 공세—
그 제안에 편승했던 내 태도가
당신을 화나게 했다는 것, 인정합니다.

진심으로 사과합니다.


한 가지 변명을 덧붙이자면,
그때의 나는

“싸게 사면 좋은 거지”라는 단순한 생각에 머물러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그것은 내 치부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생계가 쓰나미처럼 휩쓸던 시절의 궁핍한 사고가

무의식 중에 튀어나와 나도 모르게 그런 태도를 보였던 거죠.


하지만 그 어떤 이유로도
당신의 마음을 상하게 한 건 내 잘못입니다.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성자가 될 뻔한 청소부’를 쓰면서
깨달음에 실천이 따르지 않으면 그 깨달음은 아무 의미도 없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깨달음이 나를 바꾸지 못한다면,

그것은 말뿐인 깨달음이니까요.


잘못을 알고도 고치지 않는 어리석음,
실수를 했는데도 또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우(愚)는
다시는 범하지 않겠습니다.


나는 내 잘못이 당신을 얼마나 아프게 했는지 압니다.


어떤 일은 그냥 지나쳐도 되는 사소한 사건일 수 있지만,

사람에 따라—특히 보수적인 당신에게는—
그것이 사랑 전체를 흔들어버리는

‘인류사적 사건’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이제는 이해합니다.


나는 당신과 나의 사랑 이야기,
〈세 번째 운명〉—부제: '두 개의 태양'을
끝까지 완성하려 합니다.


삽질에 단 한순간이라도 짜증이나 싫증이 스며들면,

그 삽질은 더 이상 생업의 의미를 지키지 못하듯이,

사랑에도 타박이 스며드는 순간

열정은 식어버리고 사랑의 의미 역시 희미해집니다.


내가 경제적으로 부족해
당신이 지금처럼 생계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
나로서는 당장 어찌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그 점이 정말 미안합니다.


늘 피곤한 몸으로 쏟아지는 설거지, 그로 인해 아픈 손목,
차 없는 나를 위해 차 품 팔아야 하는 당신…
나는 다 해주고 싶고, 더 해주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 마음이 참 속상합니다.


당신이 얼었던 마음을 풀고 내게로 돌아온다면,
나는 당신을 온전히 지키겠습니다.
당신의 사랑 신조를 따르고,
당신이 조금 더 편히 숨 쉴 수 있도록 곁을 지킬 겁니다.


당신이 엄마로서의 시간에 더 마음을 쏟을 수 있게 돕고,
가끔은 내가 설거지를 전담하며
당신의 피로를 덜어주고 싶습니다.


나는 아직도,
처음 당신을 만났던 그날의 설렘 그대로입니다.
시간이 흘러도 계절이 바뀌어도
그 마음 하나만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나의 모든 깨달음과 사과,

그리고 사랑의 실천은
결국 당신에게 닿기 위한 길이었습니다.


당신은
내가 평생 찾아 헤매던,

바로 그 파랑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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