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맞이하다

3.1절 채석장에서 부른 만세

by 또 래 호태

봄을 기다리던 겨울 내내


나는 본업인 ‘천(千) 삽’에 더해

스크린동 청소까지 떠맡으며 하루 1,400 삽을 퍼 올렸다.


겨우내 추가된 400 삽의 무게는 몸을 짓누르는 고통이기보다,

근력을 단단히 다져주는 시간이 되었다.


삽질의 반복은 팔과 어깨를 쇠처럼 만들었고,

그 힘은 결국

지난해 감당하지 못해 내려놓았던 물호스를 이번에는 버텨낼 수 있게 해 주었다.


2월 말, 기온이 오르기 시작했다.

얼어붙었던 퇴수라인이 풀리자 회사는 물청소 재개를 결정했다.

그 소식을 듣는 순간, 내 가슴 한편이 뜨겁게 반응했다.


지난해 11월, 힘이 부족해 물호스를 내려놓았던 기억이 있었다.

거센 수압에 팔이 밀리고 허리가 버티지 못하던 순간.

그날의 패배는 마음 깊은 곳에 남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겨우내 다져진 근력으로 이번엔 그 물줄기를 제압할 수 있을까.

그 물호스를 다시 들 수 있을까.

이 질문은 기대이자 도전이었고,

내가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증명하는 첫 시험이었다.


그래서 봄을 기다렸다.

삽질에 정진한 청소부로서,

이제는 물질도 해낼 수 있는 새로운 계절이 오기를 기다렸다.

봄은 단순한 기온의 변화가 아니라, 몸과 마음의 진화를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3월 1일, 삼일절.

올해 첫 물청소의 날이었다.

국경일임에도 근무일이었지만, 호태에게는 유독 ‘선택받은 날’처럼 느껴졌다.


물호스를 쥐는 순간, 작년의 패배가 떠올랐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무겁게 밀어붙이는 물줄기에 팔은 밀리지 않았고,

어깨는 흔들림 없이 버텼으며, 허리는 중심을 잃지 않았다.


그 순간 호태는 정말로 만세를 불렀다.

겨울의 1,400 삽이,

이 한 번의 물청소를 위해 자신을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만들어 놓았다는 사실 앞에서.


그날 이후 호태의 자신감은 분명하고 견고해졌다.

삽질과 물질—두 개의 무기를 모두 갖춘 사람이 되었다.

이제는 상황에 따라 삽을 들지, 물호스를 잡을지, 선택만 하면 되는 사람이었다.


그 선택권 하나가 청소 효율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렸다.

예전에는 반나절 넘게 걸리던 작업이 이제는 한 타임이면 끝났다.

몸은 가벼워졌고, 마음은 당당해졌다.


그렇게 봄이 왔다.

채석장의 바람은 여전히 차가웠지만,

호태의 몸과 마음은 이 계절을 맞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삽질이 길을 닦아주었고, 물질이 그 길을 확장해 주었다.


그리고 봄. 그 길 위에서 호태는 또 하나의 새로운 나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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