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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동거, 두 사람의 식탁 이야기

by leolee

CC(씨씨)와 동거를 시작한 후, 우리 집은 하루하루 새로운 에피소드로 가득 찼다. TJ가 없어서 외로웠던 숙소에 어떤 다른 느낌이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날은 씨씨가 처음으로 요리를 해주던 날이었다. 퇴근 후 집에 돌아오니, 씨씨는 부엌에서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작은 키에 긴 머리가 뒤로 묶여 있었고, 그녀의 손끝에서는 어설프지만 진지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었다.


“오, 무슨 요리하려고?” 내가 물었다.

씨씨는 조금 쑥스러운 듯 웃으며 말했다.

“처음 만드는 거야. 기대하지 마.”

조금 후, 그녀가 테이블에 내놓은 것은 노릇하게 구워진 계란 프라이 두 장이었다. 그리고 그 위에 케첩으로 그려진 하트. 나는 웃음이 터졌다.


“계란 프라이가 이렇게 로맨틱할 수 있다니!” 내가 농담을 던지자, 씨씨는 얼굴이 빨개지며 말했다.

“너무 간단한 거라서 미안해. 그래도 정성껏 했어.”

나는 포크로 계란 프라이를 한 입 먹고는 진심으로 말했다.

“이게 바로 집밥이지. 하하하 완벽해. 우리 엄마가 해줬던 계란 프라이랑 똑같아.”


씨씨는 내 말을 듣고 활짝 웃었다. 그 순간, 내가 동거를 결심한 것이 정말 잘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날, 이번에는 내가 요리를 준비할 차례였다. 내 레퍼토리는 단연 콜라 닭날개 요리였다. 콜라와 각종 조미료를 넣어 날개를 졸여내는 이 요리는 친구들과 가족들에게 언제나 좋은 반응을 얻었기에 자신 있었다.


“콜라 닭날개를 한다고?” 씨씨가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응, 믿어봐. 이게 엄청 맛있어질 거야.”


그녀는 부엌 옆에서 내 요리를 신기하게 구경했다. 닭날개를 팬에 넣고, 콜라와 각종 조미료를 넣고 바글바글 끓이며 스푼으로 몇 번 뒤적였다. 요리가 완성되어 식탁에 올렸을 때, 씨씨의 눈은 반짝였다.

“진짜 맛있어! 우리 엄마가 만들어주던 맛 같아!”


씨씨가 감탄하며 말했다.

“그래? 그럼 성공한 거네. 앞으로 자주 해줄게.”


그날 저녁, 우리는 서로의 요리를 나누며 이야기를 나눴다. 씨씨는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해주었고, 나는 한국에서의 추억을 들려줬다. 우리의 집밥 식탁은 단순한 음식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동거라는 게 처음이라 생소하고 어색할 줄 알았지만, 오히려 그녀와의 일상이 점점 더 특별해지고 있었다. 함께 웃고, 함께 먹으며 쌓이는 추억은 점점 우리의 관계를 단단하게 만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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