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나는 CC를 집에 데려다주는 길이었다. 쌀쌀한 바람이 부는 겨울밤, 가로등 불빛이 두 사람의 그림자를 길게 드리웠다.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걸었다. 평소처럼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으려다,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마음속에서 망설임과 용기가 교차했다.
마침내 집 앞 골목에 도착했을 때, 멈춰 서서 CC를 바라보았다.
“CC, 잠깐만. 내가 할 말이 있어서.”
CC는 살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무슨 일이에요? 오늘따라 뭔가 이상하네요.”
한숨을 내쉬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내가 너를 집에 데려다주는 이유를 알고 있어?”
CC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대답했다.
“그냥… 친절해서 그런 거 아니에요?”
나는 웃음과 함께 고개를 저었다.
“그건 핑계였어. 사실은 내가 너를 좋아해서 그랬어. 네가 내 마음을 알았으면 좋겠어.”
순간, CC는 놀란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그녀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갑작스러워서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하루만 생각할 시간을 주세요. 내일 알려줄게요.”
바로 확답을 안 하는 그녀를 보며 안도하며 미소 지었다.
“그래, 나도 네가 고민하고 대답해 줬으면 좋겠어.”
연인이 된 날
다음 날, CC는 평소보다 더 단정한 옷차림으로 내가 있는 교무실로 다가왔다. 그녀는 평소와는 다르게 긴장한 듯 손가락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멀리서 그녀의 모습을 보고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그녀의 걸음은 조금 느렸고, 얼굴엔 살짝 붉은 빛이 돌고 있었다.
마침내 그녀가 가까이 왔을 때, 조심스레 물었다.
“CC, 어제 내가 했던 말, 어떻게 생각했어?”
CC는 잠시 망설이다, 주머니 속에 넣었던 손을 빼며 말했다.
“선생님… 아니, 오빠라고 불러야겠죠? 저도 오빠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마치 머릿속이 하얘지는 기분을 느꼈다.
“진짜? 나와 같은 마음이라니… 정말 고마워.”
CC는 쑥스럽게 웃으며 대답했다.
“우리 앞으로 잘 지내봐요.”
첫 데이트
첫 데이트는 근처 쇼핑몰에서 시작되었다. 나는 데이트 코스에 신경을 많이 썼다. CC가 좋아할 만한 곳을 고민하며 쇼핑몰 안을 돌아다녔다. 아이스크림 가게 앞에 멈춰 선 CC를 바라보며 말했다.
“CC, 아이스크림 좋아한다고 했었지? 여기서 먹어볼래?”
CC는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네! 어렸을 때부터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정말 좋아했어요.”
나는 그녀가 아이스크림을 즐기는 모습을 보며, 그녀의 밝은 미소에 행복을 느꼈다.
“너무 잘 어울린다. 아이스크림이랑 네 미소가.”
CC는 살짝 웃으며 말했다.
“오빠도 초콜릿 아이스크림 좋아하는 모습이 멋져 보이네요.”
이후 두 사람은 쇼핑몰 안의 옷가게를 들렀다. 내가 옷을 고르는 동안 CC는 진지하게 조언을 해주었다.
“이 옷은 오빠에게 너무 평범해요. 이걸 한번 입어보세요. 훨씬 더 멋질 것 같아요.”
나는 CC의 추천을 듣고 옷을 입어본 뒤, 그녀의 반응을 살폈다.
“어때? 괜찮아?”
CC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잘 어울려요. 완벽한 선택이에요.”
동거 제안
며칠 후, CC는 고민스러운 표정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그녀는 자신의 방세 계약이 끝났고, 아직 새로운 집을 구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