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씨와 동거를 시작한 후, 우리는 서로의 문화와 습관 차이를 배우며 가까워지는 날들을 보냈다. 평소 반말로 대화하며 친근함을 쌓아갔고, 함께하는 시간은 늘 특별했다.
어느 날 아침, 주방에서 씨씨가 무언가를 끓이고 있었다.
“뭐 해?”
내가 묻자 씨씨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생강차 끓이는 거야. 우리 몽골에서는 아침에 이걸 마시면 몸이 따뜻해져.”
그녀가 건넨 컵을 받아들고 한 모금 마셨다. 생강의 강렬한 향과 꿀의 은은한 단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이거 괜찮다. 몸도 좋아지는 느낌이야.”
내가 말하자 씨씨는 뿌듯한 표정으로
“다음에 또 끓여줄게.“
라고 말했다.
그다음 날은 내가 나섰다. 주방에서 부침개를 부치며 그녀를 불렀다.
“이거 먹어본 적 있어?”
씨씨는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다가와 접시에 놓인 부침개를 집어 들었다.
“한국에서는 비 오는 날 이렇게 부침개를 먹으면서 막걸리랑 같이 마셔.”
그녀가 한 입 베어 물고 감탄했다.
“바삭하면서도 부드럽네. 맛있다. 오빠는 도대체 못하는 요리가 뭐야?”
그녀의 칭찬에 나도 모르게 어깨가 으쓱해졌다.
우리의 동거 생활은 소소한 일상 속에서 특별함을 만들어갔다.
씨씨는 어느 날, 몽골 치즈 아롤을 주방 선반 위에 올려두었다.
“이게 뭐야?”
내가 물었다. 그녀는 웃으며 설명했다.
“아롤이야. 우리 몽골에서는 이런 치즈를 말려서 오래 두고 먹어.”
나는 한 조각 먹어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짭짤하면서도 독특한 풍미가 매력적이었다.
“냉장고에 안 넣어도 돼?”
내가 물었더니 씨씨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건조한 데 두면 괜찮아. 초원에서는 냉장고도 없었으니까.”
반대로, 내가 냉장고를 가득 채운 반찬들을 꺼내 놓을 때면 씨씨는 신기해하며 물었다.
“이렇게 많은 반찬은 다 어떻게 먹어?”
내가 웃으며 대답했다.
“한국에서는 밥상에 반찬이 많아야 제대로 먹는 느낌이 들거든.”
그러던 어느 날, 냉장고를 열었더니 아롤과 몽골 차가 보관되어 있었다.
“야, 이건 왜 냉장고에 넣었어?” 내가 물으니 씨씨는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이렇게 보관하면 더 오래 가. 우리 몽골에서는 흔한 일이야.”
나는 그녀의 말을 들으며 문득 생각했다. “그래, 서로 다르지만 이렇게 배우는 거지.”
주말에는 동네 공원에서 산책을 하거나 작은 카페에 들러 시간을 보내며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녀와의 대화는 항상 따뜻하고 소박했지만,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녀와 함께하는 이런 일상들이 점점 더 소중하게 느껴졌다. 이 일상이 계속되어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