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을 마무리할 즈음, 나는 조용히 아이들의 노트를 하나씩 확인하기 시작했다.
말은 적지만 성실한 메이린이 먼저 노트를 내밀었다.
“선생님… 저 일기 썼어요.”
나는 그녀의 일기를 조심스레 펼쳤다.
글씨는 조금 삐뚤었지만, 문장은 또박또박 정리되어 있었다.
무엇보다 마음이 따뜻해졌다.
“오늘 엄마랑 초록 사과를 골랐어요. 나는 빨간 게 좋았지만 엄마가 고른 걸로 했어요. 그리고 과자 코너를
그냥 지나쳤는데, 엄마가 내가 좋아하는 과자를 넣어줬어요. 엄마는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것 같아요.”
나는 슬며시 웃었다.
“메이린, 너 정말 잘 썼어. 그리고 마지막 문장… 선생님도 감동했어.”
그녀는 어색한 듯 웃으며 말했다.
“그거… 그냥 진짜 있었던 일이에요. 그래서… 쓰기 쉬웠어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진심은 문장보다 더 진하게 전해진다는 걸, 아이가 알고 있었던 것이다.
반면, 진하오의 일기는 조금 다르게 눈에 띄었다.
그는 낯선 단어를 많이 쓰고 있었지만, 어딘가 이상하게 뒤섞여 있었다.
“샤오롱은 나의 점심의 반찬을 보고 웃었고, 나는 마음이 아파서 침묵을 하고 있었어요.
그는 후에 미안하다고 했고 나는 예민이 아닌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나는 옆으로 그를 불렀다.
“하오야, 이거 말하려는 건 잘 알겠는데, 문장 순서가 조금 헷갈릴 수 있어. 종결어미에 따라 '나'와 '저'의 쓰임이 달라져, 그런데 '예민'이 뭐야?”
그는 눈을 피하며 대답했다.
“저… 어려운 단어 써보고 싶었어요. 근데 잘 모르겠어요…”
나는 그의 노트에 연필로 살짝 덧 적었다.
“친구가 반찬을 보고 웃어서 기분이 나빴다.
나는 말하지 않고 자리를 피했고, 친구는 나중에 사과했다.”
“이렇게 바꾸면 어때? 너의 마음이 조금 더 명확하게 보여. 근데 진짜, 네가 왜 화가 났는지 알 것 같아.”
그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다음엔 더 잘 써볼게요.”
수업이 끝난 후, 나는 칠판을 정리하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아이들 문장을 고치면서, 내가 더 고쳐지는 기분이야…”
창밖엔 봄비가 부드럽게 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비는, 아이들의 문장처럼 조용히 내 마음속까지 스며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