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오후, 가게 문을 닫을 때마다 묘한 죄책감이 스쳤다.
오늘도 그가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나는 늘 말했다. “미안해, 오늘은 늦을 것 같아.”
하지만 사실, 늦게 나가는 게 편했다.
퇴근길에 붉은 하늘이 걸린다.
칭다오의 봄은 언제나 바람이 세다.
코트를 어미며 푸산완 쪽으로 걸었다.
그가 좋아하는 카페, 그 창가 자리에는 언제나 같은 모습으로 앉아 있는 그가 있었다.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하는 그 순간만큼은,
세상의 시선이 닿지 않았다.
그게 좋았다.
하지만 동시에, 그게 내게는 안전한 거리였다.
태겸 씨는 나를 친구들에게 자주 소개했다.
학생들, 동료들, 그리고 가끔 그가 가르치는 아이들까지도 나를 알고 있었다.
그럴 때마다 조금 두려웠다.
“왜 숨겨?”라는 말을 들을까 봐가 아니라,
그의 세상 속에서 내가 어울리지 않는 사람처럼 보일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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