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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된 의심

by leolee

연구소의 새벽


AI 연구소의 제45 연구실은 깊은 밤의 고요와 새벽의 정적이 어우러진 채 움직이고 있었다. 연구소 곳곳에 자리한 모니터들은 미세한 푸른빛을 내뿜고 있었고, 각종 장비에서 들려오는 기계음이 조용한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민준은 전날의 데이터를 검토하기 위해 책상에 앉았다. 스크린에는 캡슐 실험 중 발생한 출력 과부하와 로그 기록들이 떠 있었다. 그는 손가락으로 마우스휠을 움직이며 데이터를 하나하나 확인했다.


“여기서 또 나왔어.”

그는 출력 신호가 급격히 상승한 구간에서 이상한 데이터 경로를 발견했다.


“이 신호는... 내부 네트워크에서 온 게 아니야.”

그는 로그를 더 자세히 살피며 신호의 출처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분석을 계속할수록 그 신호는 단순한 외부 침입이라고 보기엔 너무 정교했다.

패턴이 너무 익숙해...”

그는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리며 데이터를 확대했다.


서윤의 침입 시도


그 시각, 도시 외곽의 폐공장. 녹슬고 파손된 철골 구조 사이에서, 서윤은 노트북을 응시하고 있었다. 노트북 화면에는 연구소 내부 네트워크 구조가 떠 있었고, 그녀는 다시 한번 침입하기 위해서 빠르게 코드를 입력하며 침입 경로를 열었다.


“연결 경로 확보... 데이터 접근 시작.”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쉬며 모니터에 뜬 연구소 데이터를 살펴봤다.


폐공장은 오래된 산업 기계들로 가득 찼고, 한쪽 구석엔 그녀가 오랫동안 만들어 온 간이 작업 공간이 있었다. 주변엔 낡은 노트북, 스크린 여러 대, 그리고 데이터 저장 장치들이 어지럽게 놓여 있었다.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야...”

그녀는 데이터를 빠르게 다운로드하며 시스템 내부로 더 깊이 들어갔다.


하지만 예상보다 보안 체계는 더 단단했다.

“외부 접속 감지. 차단 프로토콜 가동 중...”

경고 메시지가 화면에 떠오르자, 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또 다른 우회 경로를 열었다.


“시간이 없어... 이걸 뚫어야 해.”

서윤의 손은 키보드를 빠르게 두드리며 보안 시스템과 실랑이를 벌였다.


보안팀의 대응


연구소 보안팀은 갑작스러운 외부 침입 신호를 감지하며 긴급히 움직였다.

“침입 경로 확인 중. 외부 신호가 연구소 시스템 내부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보안팀장은 차분하지만 단호하게 말했다.

“모든 연결을 차단하고, 침입 신호를 실시간으로 추적해. 출처를 찾아야 해.”


그러나 침입 신호는 너무 짧고 불규칙했다.

“신호가 계속 이동하고 있습니다. 특정 위치를 잡아내기 어렵습니다.”

“그 신호가 어떤 데이터를 겨냥하고 있는지 확인해!”


보안팀은 데이터 흐름을 분석하며 서윤의 위치를 좁혀가려 했지만, 그녀는 새로운 우회 경로를 계속 만들어냈다.


“이건 단순한 해킹이 아니야. 침입자가 우리 시스템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어.”

보안팀장은 인상을 찌푸리며 화면을 응시했다.


민준의 행동


보안팀의 대화가 들려오는 동안, 민준은 자신의 데이터와 침입 신호를 비교하며 동일한 패턴을 발견했다.


“이 신호가 연구소 내부 코드와 완벽히 동기화돼 있어... 이건 단순한 침입이 아니고... 혹시 내부에서??

그는 캡슐 데이터를 다시 열어 로그를 분석했다.


그러나 갑자기 그의 화면이 멈추더니, 스크린에 이상 신호가 나타났다.

“뭐야, 이건...?”

민준은 빠르게 데이터를 저장하며 시스템 로그를 복구하려고 애썼다.


“이 패턴... 너무 익숙해. 분명히 어디서 본 거야...”

그는 모호하게나마 코딩문장이 스치듯 떠올랐지만, 곧 다시 집중했다.


민준은 연구소 보안팀의 도움 없이 독자적으로 이 신호의 출처를 찾아야 한다고 결심했다. 그는 데이터 복구 툴을 실행하며 로그를 역추적했다.


서윤의 탈출


서윤은 점점 강화되는 보안 체계에 맞서며 마지막 데이터를 저장했다.

“접속 시간 5초 남았습니다.”


“끝났다. 접속 종료.”

서윤은 마지막 순간에 접속을 끊고 데이터를 외장 드라이브에 옮겼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위치가 거의 발각될 뻔했다는 것을 알았다.

“다음엔 더 조심해야겠어...”

그녀는 노트북을 닫고 폐공장을 떠났다.


밖은 어둡고 조용했다. 서윤은 자신이 확보한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불안을 안고 어두운 골목길로 사라졌다.


연구소의 긴장감


다음 날 아침, 연구소는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처럼 보였다. 그러나 민준의 머릿속은 혼란스러웠다.


그는 전날 밤 발견한 패턴을 계속 떠올렸다.

“분명히 어디서 본 건데... 전혀 기억이 나질 않아.”

그는 잠시 멈칫하다가 다시 데이터를 열었다.


민준은 이 신호가 단순한 해킹이나 과부하가 아님을 느꼈다.

“이건... 또 뭘까? 내부 시스템에 완벽히 스며든 어떤 신호야. 이게 뭘까. 또 하나는 침입이 확실한데...."


그는 자신이 발견한 사실을 정다인 박사에게 보고할지 고민했지만, 스스로 더 깊이 알아보겠다고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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