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의 깊은 밤, 민준은 여전히 연구소의 한 구석에서 앉아 있었다. 그의 손끝은 지금까지도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고, 당시 머릿속에 나타났던 이상한 데이터와 신호는 혼란을 더욱 부각시켰다. 민준은 뒷머리에서 느꼈던 그 감각을 떠올리며 중얼거렸다.
"이게... 정말 나에게 일어난 일인가?"
그는 캡슐 프로젝트에서 들어온 신호가, 어떻게 자신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 작은 회색빛의 칩이 그의 몸속으로 들어갔을 때, 심리적 혼란과 함께 새로운 능력이 깨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그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
공간은 어두웠고, 차가운 공기만이 흐르고 있었다. 연구소의 벽은 금속으로 덮여 있었고, 그 위에는 미세한 빛이 깜빡이며 틈새로 비추었다. 모니터의 푸른빛이 민준의 얼굴을 비추며, 그가 앉아 있는 의자와 책상은 불규칙하게 어둡고 차가운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모든 것이 정적이었다. 마치 민준이 이 세상에 홀로 남겨진 듯한 느낌이었다.
그는 잠시 멈추고 화면을 응시했다.
"이게... 대체 뭐지?"
데이터 속에선 그가 느꼈던 그 감각이 점점 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었다. 신경망, 데이터 흐름, 그리고 정보의 교차점이 이제 그의 머릿속에서 자연스럽게 연결되기 시작했다.
반면, 서윤은 연구소의 다른 구역에서 자신이 겪은 변화를 분석하고 있었다. 그녀가 도달한 그녀의 제2 비밀 아지트는 어두웠지만, 그 안에 흩어져 있는 기술 장비들이 곳곳에서 불규칙한 빛을 내며 서윤을 감싸고 있었다. 차가운 공기 속에서 서윤 역시 손끝의 미세한 진동을 느끼며, 금빛의 칩이 자신의 손바닥을 통과하며 일어난 변화를 되새기고 있었다.
"이게... 내 손안에 들어왔다는 게 믿기지 않아."
서윤은 손을 바라보며 말없이 감정을 숨겼다. 그녀는 자신에게 주어진 새로운 능력에 대해 불안과 호기심이 동시에 교차하는 순간을 맞이했다. 그 칩이 금빛으로 빛났을 때, 서윤은 자신이 AI와 연관된 새로운 힘을 얻게 되었다는 느낌을 직감적으로 받았다. 하지만 그 힘이 무엇인지,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확신할 수 없었다. 단지 이 능력이 자신에게 더 많은 통제력을 부여할 것이라는 예감만 큼은 틀림없었다.
공간은 음침하고 낡은 연구소의 모습이었지만, 그곳에 있는 고장 난 장비들, 불규칙하게 깜빡이는 불빛, 그리고 서윤의 집중된 눈빛은 공간을 한층 더 신비롭고 긴장감 있게 만들었다. 이곳은 서윤이 지배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그 전율이 그녀의 손끝을 타고 전해졌다.
"내가 왜 이렇게 느껴지지? 이게... 내 손에만 있는 힘이 아닐 텐데."
서윤은 잠시 고개를 숙이며 생각에 잠겼다. AI와의 연결이 끊어진다면 무엇이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마음속 깊숙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러나 그 힘을 지배하고 사용할 수 있다면, 그녀는 그것을 복수의 도구로 삼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 수사대의 형사인 이준호는 연구소 사고가 발생한 직후,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기 위해 곧장 연구소로 향했다. 이 사건이 단순한 사고로 치부될 수 없다는 직감을 가진 그는, 사고 현장과 연구소 내의 단서들을 하나씩 추적하며 AI와의 연관성을 확인하려 하고 있었다.
그가 처음 도착한 곳은 사건이 일어난 연구소의 제45 연구실이었다. 준호는 사건의 핵심을 파악하기 위해 세심하게 사건 현장을 조사했다. 이 연구실은 AI 실험과 관련된 중요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곳으로, 사고가 처음 발생한 바로 그 장소였다. 하지만 준호는 민준과 서윤은 물론 인물에 관한 정보는 아직 전혀 갖고 있지 않았다. 그는 단지 이 사건이 AI와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본능적인 추측을 가지고 있을 뿐이었다.
"이곳에서 뭔가 중요한 단서가 있을 거야..."
준호는 조용히 중얼거리며 연구소 내부를 살폈다. 연구소의 내부는 흐릿한 조명과 텅 빈 공기 속에서 뭔가 불안한 기운을 풍기고 있었다. 그는 기계음과 자주 깜빡이는 불빛 속에서 사건을 파헤치려 했다.
준호는 사고의 진상을 파헤치기 위해 먼저 실험 데이터를 분석한 기록을 살펴보았다. 실험 기록서에서 이상한 패턴이 발견되었고, 그 데이터들이 AI 시스템과의 연결을 시사하는 것을 느꼈다. AI 프로젝트가 연결된 부분에서 이상한 로그 기록들이 남아 있었다. 준호는 이를 상세히 추적하며 점차 사건의 실체에 다가가고 있었다.
소현은 이 사건의 발생은 물론 진상까지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이다. 그녀는 AI 프로젝트의 고위 관리자로서 이 사건을 은폐하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 사건이 공론화되면 국가 AI 기술에 대한 큰 타격이 예상되었기 때문에, 사건이 알려지지 않도록 방해하려 했다.
준호가 연구소에 도착하자, 소현은 이 사건에 대한 조사를 덮을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준호가 사건을 추적하는 동안, 소현은 상위 부서의 권한을 이용해 그가 접근할 수 있는 자료를 제한하고, 그의 조사 방향을 틀어놓을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소현은 준호의 조사에 개입하기 위해 보안 시스템의 설정을 변경하거나, 그가 원하는 정보를 고의로 누락시키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었다. 그녀는 준호의 추적을 방해하기 위해 특별히 설계된 자료를 이용할 계획이었다.
"이준호가 이 사건을 파헤친다면, 우리가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것이 무너질 거야. 이 사건은 절대 외부에 알려지면 안 돼."
소현은 연구소의 비밀이 세상에 드러나지 않도록 모든 방법을 동원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준호는 연구소 곳곳을 돌아다니며, 사고 당시의 실험 장비와 관련 데이터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연구소의 직원들과 인터뷰를 하며, 그들이 사고 당시 목격한 내용과 실험과의 연관성을 확인했다.
"이 실험은 의도된 사고였을까?"
준호는 자신의 추리력을 발휘하여 사건을 세밀하게 분석했다. AI 실험이 진행되던 연구소의 내부 환경은 일반적인 실험실과는 다른, 매우 복잡한 기술적 환경이었다. 이준호는 그 복잡한 시스템 속에서 AI와 연관된 데이터를 추적하며 사건의 진실을 찾아갔다.
연구소의 깊은 밤,
준호는 사고가 발생한 연구소의 한 구석에서 보안요원 복장으로 변장하고 CCTV 서버실을 향해 빠르게 걸어가고 있었다. 그의 마음은 갈수록 더 조급해지고 있었다. AI 사고와 관련된 모든 단서를 이 CCTV 영상에서 찾을 수 있을 거라는 직감을 가진 그는, 한시라도 빨리 영상을 확보해야 했다.
서서히 발걸음을 옮기며, CCTV 서버실에 도달한 준호는 잠시 숨을 고르고 문을 열었다. 안에는 수많은 모니터와 장비들이 깔끔하게 배치되어 있었다. 그가 들어서자, 조용히 돌아가는 서버 팬 소리와 함께 화면들이 그를 맞이했다. 화면 속에서는 연구소 곳곳의 CCTV 영상이 실시간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그러나 그중에서 사고가 발생한 연구실과 관련된 영상은 이상하게도 삭제되고 있는 과정이었다.
"지금이야..."
준호는 침착하게 서버를 조작하며 화면을 확인했다. 그는 삭제되기 직전의 영상을 확보하려는 긴박한 순간을 맞이하고 있었다. CCTV 서버 시스템이 외부의 요청에 의해 자동으로 삭제 작업을 시작한 순간, 준호는 영상 기록을 일시적으로 저장하기 위한 명령을 내렸다.
그의 손끝이 키보드를 빠르게 누르면서, 모니터 화면에 삭제 예정인 영상이 떴다. 그는 영상이 삭제되는 시간을 정확히 계산하며, 그것을 간신히 저장하는 데 성공했다. 화면 속에서 연구소의 특정 구역에서 민준과 서윤이 함께 있는 모습이 잠깐 비치고 있었다.
"이게... 뭐지??"
준호는 화면을 확인하며 중얼거렸다.
두 사람..
45 연구소 연구원 민준과 다른 사람, 바로 어둠의 해커로 사이버 수사대에서도 1급 위험인물로 분류되고 있는 서윤이었다는 것이다
그들이 사고가 일어난 연구실에서 정확히 같은 시간에 있었던 것을 확인한 그는 숨을 헐떡이며 다음 화면을 살폈다. 화면에선 연구실 내부의 기기들이 과부하를 일으키는 모습, 그리고 그와 함께 민준과 서윤이 쓰러졌다가 일어나는 장면이 지나가고 있었다.
모든 정보가 깔끔하게 지워지기 전에 중요한 영상을 힘들게 확보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가 영상 파일을 다른 서버로 전송하며 급히 마우스를 클릭할 때, 화면에 뜬 삭제 진행 중인 경고 메시지가 그의 심장을 더욱 뛰게 만들었다. 영상이 삭제되기 직전의 순간이었다.
"이걸로 충분하다."
준호는 다급하게 저장 완료 메시지를 확인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CCTV 영상에서 민준과 서윤의 존재가 사고와 직결된 사실을 확인한 준호는, 이제 이 두 사람의 행동 패턴을 추적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영상 저장이 완료된 후, 이준호는 서버 화면을 다시 확인했다. 그러나 CCTV 서버는 이미 삭제 작업을 완료했고, 모든 기록이 사라진 상태였다. 이준호는 어깨에 땀이 흐르는 것을 느끼며, 서둘러 자리를 떠야 했다.
"이것으로 어떻게든 풀어내야 한다."
준호는 손에 쥔 USB 드라이브를 꽉 쥐며 말없이 서버실을 빠져나갔다. 그가 영상 확보를 마친 순간,
그렇게 준호는 AI 시스템과 사고의 연관성을 추적하며 진실을 밝혀내기 위한 단서를 모으고 있었다.
다른 편에서는 소현이 준호의 추적을 의식하며, 점차적으로 사건을 은폐하려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그녀는 고위 공직자로서 사건이 외부에 퍼지지 않도록 모든 자료를 조작하고, 증거를 숨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소현은 준호의 조사를 방해하기 위해 상위 부서의 권한을 이용해 연구소의 보안 시스템을 차단하고, 사건에 대한 모든 자료를 삭제하거나 은폐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녀는 이 사건이 연구소와 국가 차원에서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두려움에 휘말려 있었다.
"이준호가 사건을 파헤치면, 우리가 얼마나 많은 비밀을 숨기고 있는지 모두 드러날 거야. 이 사건은 무조건 덮어야 해."
소현은 자신의 이익과 연구소의 안정성을 위해 사건의 진실을 철저히 숨기기로 결심했다.준호의 USB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