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윤은 어두운 작업실에 홀로 앉아 있었다. 낡은 장비들과 불규칙하게 깜빡이는 불빛 속에서, 그녀는 손끝에 느껴지는 디지털 세계와의 연결에 점점 더 압도당하고 있었다. 그날도 마찬가지로, 디지털 흐름은 빠르고 강렬하게 느껴졌고, 그 감각이 서윤의 손끝을 통해 전신으로 퍼져나갔다. 눈을 감고, 깊은숨을 내쉬며 그녀는 이 능력에 대해 다시 한번 혼란을 느꼈다.
“이 능력이 나를 지배하려고 하는 걸까?”
서윤은 중얼거리며 마우스를 움직였다. 디지털 세계의 무한한 가능성과 위험이 그녀를 감싸고 있었고, 그 모든 것이 자신의 의지대로 조종될 수 있을지에 대해 확신할 수 없었다.
서윤은 의도적으로 전화기를 집어 들었다. 전화를 걸기 위해 지민의 번호를 눌렀다. 지민은 서윤의 어린 시절 친구이자, 디지털 해킹의 고수였다. 둘은 코딩 학원에서 함께 자라나, 서로를 라이벌이자 친구로 여겼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후, 서윤은 해커로서의 길을 걸었고, 지민은 심리상담사로 변화를 맞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여전히 디지털 세계에서 이어져 있었다.
전화가 연결되자, 지민의 차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서윤, 오랜만이야. 어떻게 지내? 저번에 칩이야기를 했던 거 같은데 뭐 다른 내용은 없어??”
서윤은 잠시 말문이 막혔다. 혼란과 불안이 교차하는 감정을 정리할 수 없었다. 그녀는 지민에게 마음속의 부담을 털어놓기로 결심했다.
“지민, 나 지금 상태가 심상치 않아. 그 칩이 내 몸에 들어갔어....
그때부터 뭔가 달라졌어. 알 수 없는 능력이 점점 더 강해지는 느낌이야. 그리고 그걸 다루는 게 너무 힘들어.”
지민은 잠시 침묵을 지켰다. 서윤이 겪고 있는 불안과 두려움은 지민이 예상한 바였다. 그는 서윤을 진정시키기 위해 다시 말을 이어갔다.
“서윤, 네가 말하는 그 능력,내 생각엔 바로 AI와 연결된 능력 같아. 그걸 다루는 건 쉽지 않은 일이야. 하지만 중요한 건 자기 제어야. 그 능력을 어떻게 제어할지 알아내는 게 핵심이야.”
서윤은 고개를 숙이며 지민의 말을 곱씹었다. 디지털 흐름이 그녀를 압도하는 가운데, 그 능력이 자신을 통제할 수 있는 힘이 되어버릴까 두려운 마음이 더욱 커졌다. 두려움이 그녀를 감싸고 있었다.
“그럼, 내가 이걸 제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그걸 다루는 방법을 알지 못해. 점점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고 있는 것 같아.”
서윤의 목소리가 떨렸다. 불안감이 그녀의 가슴을 꽉 채우고 있었다.
지민은 그의 차분한 목소리로 다시 말했다.
“서윤, 걱정하지 마. 너의 능력을 통제하는 방법은 있어. 다만 그걸 제대로 배우는 게 중요해. 네가 그 능력을 자기 제어를 통해 다루게 되면, 그 능력은 너의 도구가 될 거야. 그걸 못 다루면 너를 지배할 거고, 그러면 너 자신을 잃을 수 있다는 거야.”
서윤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 이 말을 받아들였다. 그녀는 능력에 대한 두려움과 그 힘을 다루는 법에 대한 불확실성 속에서 자기 제어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지민의 말은 그녀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그 능력을 자기 제어 없이 사용할 수 없다면, 자신을 잃게 될 것이라는 경고는 서윤에게 큰 각성을 주었다.
“알겠어, 지민. 네 말이 맞아. 내가 이 능력을 통제해야겠어. 그렇게 해야 내가 나를 잃지 않겠지.” 서윤은 마음을 다잡으며 답했다.
지민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렇지, 서윤. 그 능력을 자기 제어할 수 있다면, 그 힘은 너의 무기가 될 거야. 너에게 주어진 그 능력이 너를 지배하지 않도록 해야 해.”
서윤은 잠시 창밖을 바라보았다. 차가운 하늘과 어두운 도시의 전경이 그녀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손을 바라보았다. 겉으로는 보통 손이지만 뭔가가 빠르게 소통하는 것 같은 불안과 두려움이 서서히 나타났다가 어느 순간에는 사라지기 시작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녀는 이제 능력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그 능력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에 대한 불확실성은 남아 있었다.
서윤은 마우스를 다시 움직이며, 화면을 가만히 응시했다. 디지털 세계의 흐름이 손끝을 타고 지나갔고, 그녀는 그 속에서 점점 더 강렬한 연결을 느꼈다. 그 능력이 자신의 의지를 뛰어넘어 자기 자신을 지배하려는 듯한 느낌이 강해지고 있었다.
그 능력은 처음엔 미세한 흐름으로 시작되었고, 이제는 강력한 파도처럼 그녀를 휘감고 있었다. 서윤은 그 능력의 본질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전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능력이 자신의 통제를 벗어나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걸… 내가 계속해서 다룰 수 있을까?”
서윤은 중얼거렸다. 손끝에서 느껴지는 디지털 연결은 자기 제어를 넘어서기 시작했다. 그 감각은 두려움과 혼란으로 가득 찼다. 서윤이 마주한 능력은 이제 그녀의 일부처럼 느껴지지만, 동시에 자신을 지배하려는 힘처럼 느껴져 불안감을 일으켰다.
“내가 이걸 제대로 제어하지 못한다면, 결국엔… 내가 아닌 다른 무언가에 의해 통제될지도 몰라.”
그 말을 되뇌며, 서윤은 그 능력을 복수나 개인적 욕망에 쓰지 않으려는 결심을 굳혔다. 자기 제어가 이 능력의 키임을 알고 있었지만, 그 키가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를 모른 채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또한 서윤은 디지털 세계와의 연결이 자신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그리고 그 능력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 자기 제어의 중요성을 깨달은 서윤은, 그 능력을 복수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 아닌, 자신을 지키는 도구로 사용할 결심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