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에는 여름철에 호우로 인한 산사태나 강의 범람이 자주 발생하였다. 산에 나무가 없기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정부는 대대적인 녹화사업을 추진하였다. 4월 5일 식목일을 공휴일로 정하고 공무원, 군인, 학생들을 동원하여 전국적으로 나무를 심었다. 속성으로 자랄 수 있는 외래 수종을 도입하고, 우리 사정에 맞는 수종의 개발도 병행하였다. 그 뒤 수도권 등 도시지역에는 그린벨트를 지정하여 산의 무분별한 개발을 막았다. 민둥산을 나무로 채우기 위해 애써 나무를 심어도 민간에서의 목재 소비량이 줄어들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고, 연탄 보급 이전까지는 땔감으로 쓰기 위해 너도나도 산에 들어가 나무를 베는 판이라 녹화사업이 성공하기 어려웠지만, 연탄의 보급으로 목재 사용량이 크게 줄어들어 녹화사업 성공의 배경이 되었다. 전국적으로 장작과 숯을 대신하여 연탄이 주요 난방 수단으로 바뀌게 되면서, 연탄이 정부가 전국적으로 추진한 녹화사업의 1등 공신이 되었다.
녹화사업 성공의 배경에는 정부의 강압 정책도 큰 몫을 했다고 본다. 당시 권위 정부 시대에 농촌에는 면서기, 파출소 순경, 세무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합동단속반이 동네 마을에 자주 나타났는데, 밀주 단속이 그 한 예이다. 당시 시골에서는 추석이나 구정에 쌀로 막걸리를 빚어 먹는 풍습이 있었다. 식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정부는 합동단속반을 구성하여 각 집안의 광이나 뒤뜰을 뒤져서 술동이를 현장에서 적발하려고 하였다. 아마도 근처 양조장 사업자의 동의가 있지 않았을까 싶다. 녹화사업이 한창일 때는 한겨울에 이처럼 합동단속반이 마을로 나와 집 근처에 나뭇단이 없나 조사하였다. 필자의 부친도 이 적발에 걸려서 경찰지서의 소환을 받아 조서를 썼고 지방검찰청 지청까지 불려 다닌 것 같다. 이 무렵 서울에서 고등학생 혹은 대학생이었던 필자에게 주위에 힘 있는 사람 없냐고 아버지로부터 무언의 닦달을 받았다. 결국 이 사건은 가벼운 벌금형으로 종결된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강압 정책이 새마을운동이라는 주민 주도의 자율적인 운동으로 탈바꿈하고, 농어촌전화사업으로 시골에 전기가 들어오고, 가옥 구조 변경이 이루어지고, 난방 수단이 연탄 온돌이나 보일러로 바뀌면서 나무 벌채가 차차 줄어들게 되었다. 그렇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마을 뒷산에 나무가 자라게 되었다.
이렇게 산에 나무가 무성해지면서 숲이 형성되었다. 봄에 고사리나 취나물 등을 채취하러 아낙네들이 산에 들어갔었는데, 산림이 울창해지면서 산나물의 양이 줄어들어 채취량이 전만 못하게 되었고, 산에 들어가기가 무서워졌다. 그러면서 고라니, 노루, 멧돼지 등 야생동물이 번성하여 마을로 내려와 농작물을 훼손하는 피해가 보고되고 있다. 산림이 무성해지면서 일반인이 입산하는 경우는 드물어졌고, 유명한 산을 중심으로 곳곳에 국립공원이나 사설수목원이 생기고 등산객과 관광객이 몰리게 되었다. 요즘은 숲이 있는 관광지에서 '숲해설가'라 하여 관광객들에게 지역의 나무나 풀, 경관 이야기를 해 주는 자원봉사자도 생겨났다.
최근 30여 년 동안에 국가의 산림녹화정책은 성공하였으나 최근에는 매년 봄철에 산불이라는 국가적인 재난이 발생하고 있다. 산불은 주로 산악지형인 강원도와 경상도에서 발생하고 있다, 봄철에 비가 별로 오지 않고 바람이 심한 것이 주요 이유인데, 많은 경우 주민이나 관광객의 실화가 발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른 봄철에 강원도 양양 근처에서 산불이 자주 일어나는데, 어느 해에는 산불이 광범위하게 번져 천년고찰인 양양 낙산사가 불타고 해안까지 불길이 진출한 경우가 있었다. 그 원인의 하나로 양간지풍(襄杆之風)이 꼽히는데 매년 봄철만 되면 어김없이 강원도의 양양(襄陽)군과 고성군 간성읍(杆城邑) 사이에서 빠른 속도로 부는 바람을 우리 선조들이 붙인 이름이다.
양간지풍의 기상학적인 원인을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봄철에 이동성 고기압이 발달함에 따라 한반도의 남쪽이나 남서쪽에는 고기압이 배치되어 있고, 북쪽에 저기압이 배치되게 된다. 바람은 고기압에서는 시계방향으로 불어나가고 저기압에서는 반시계 방향으로 불어오는데, 한반도가 이 사이에 놓이면 풍향이 비슷한 서풍 혹은 남서풍이 우세해진다. 이 바람이 태백산맥을 넘어옴에 따라 푄 현상을 일으키고 양양과 간성 사이의 골짜기 지역을 내려오며 지형적인 영향을 받아 속도가 더 빨라지게 된다. 이는 초여름, 초가을의 동풍과 반대이다. 양간지풍이 불 때는 전국적으로 고온 건조하다. 계절적 요인이 주된 이유라, 4~5월에 주로 발생한다. 이 지역에는 겨울철에도 종종 강한 서풍이 불지만, 남고북저형 기압배치가 아닌 일반적인 겨울철 서고동저형 기압배치여서 양간지풍과는 형성 원인이 다르다. 여름과 가을에도 서풍이 종종 불지만, 그 바람은 약해서 양간지풍이라 부르지 않는다.
양간지풍은 봄철에 이 지역의 산불을 확산시키는 주된 원인이다. 산림청 등 관련 있는 정부 기관에서는 봄철만 되면 산불의 피해를 줄이려고 실화 방지를 위한 주민 홍보와 감시에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산불 발생 지점이 남하하여 강릉, 삼척 등 강원도 남부 지역과 울진, 봉화 등 경상북도 지역에서 산불이 일어나고, 밀양, 울주 등 경상남도나 울산광역시 일원에서도 보고되고 있다. 옛날에는 산불이 나도 탈 것이 별로 없으니까 큰 문제가 아니었으나 지금은 산림이 울창해져서 불길이 격렬하게 번져 주위의 민가까지 덮쳐서 피해가 막대하다. 소방 헬리콥터와 군경을 동원해 진화에 총력을 기울여도 불길이 며칠을 가는 경우가 허다하고, 한번 훼손된 산림지역은 복구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산불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외신에 따르면 유럽과 미국의 서부지역에서 심심치 않게 산불이 발생하고 있다. 몇 년 전에는 그리스 지역에 큰 산불이 발생하여 유적 지역까지 피해를 본 적이 있고, 최근에는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지역에서 고온 건조한 기후로 산불이 발생하여 며칠씩 임야와 민가를 태웠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미국의 경우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근처뿐만 아니라 샌프란시스코 근처에서도 매년 산불이 크게 일어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북쪽에 있는 아이다호주, 워싱턴주에도 산불이 발생하여 인근 캐나다 밴쿠버시의 하늘이 며칠 동안 희끄무레해진 적이 있다. 산불로 인한 주민들의 불편과 피해가 워싱턴주에 있는 세인트 헬레나 화산이 오래전에 폭발했을 때 이 지역에서 입은 피해보다도 훨씬 더 심각했다고 보고되고 있다. 최근에는 요세미티(Yosemite) 국립공원에서 큰 산불이 일어나 며칠 동안에 몇백 년 이상 된 메타세쿼이아 나무를 태웠다는 보도를 보았다. 이러한 미국 서부 산림의 산불은 사람에 의한 실화도 원인이지만 고온 건조한 날씨로 인한 자연발화로 일어났다고 한다.
요세미티 국립공원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서쪽으로 자동차로 3시간 정도 거리에 있으며 1984년에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다. 1988년에 처음 요세미티 계곡에 들어가서 필자에게 한눈에 직관적으로 와닿는 인상은 ’ 요새 밑에‘ 들어온 느낌이었다. 사전에 보면 요새(要塞)는 중요한 지점에 마련해 놓은 군사적인 방어시설이라고 뜻풀이해 놓았지만, 이 한자어는 중국보다 북쪽에 있던 부족이 쓰던 말을 음차(音借)한 용어로 알고 있다. 요새 뒤의 ’ 밑에‘는 순수한 우리말이지만 이 지역에 살던 부족들 언어에서도 쓰이지 않았을까 생각하였다. 그곳에서 생활하였던 원주민을 아와니치(Ahwahneechee)라고 불렀는데, 이것은 '아와니(큰 입)의 주민'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19세기 중반에 캘리포니아에 골드러시가 일어나면서 백인들의 요세미티 계곡 방문이 늘어났고 필연적으로 원주민들과 금을 캐러 온 광부들 간의 충돌이 일어났고, 결국 전쟁이 일어나 원주민들이 억압되었다. 이후 요세미티가 세계 6대 자연경관 중 하나로 유명해지면서 관광객들이 몰리자, 캘리포니아 시민들의 운동으로 인해 1864년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자연 보전과 대중 이용을 위한 보호 지역으로 지정되었다. 이 영향으로 1872년 옐로스톤이 첫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뒤따라 1890년 요세미티 역시 정식 국립공원으로 승격되었다.
산불이란 무엇이고 왜 자주 일어날까? 식물은 땅속에서 뿌리로 빨아올린 물(H2O)과 공기 중에서 흡수한 이산화탄소(CO2)를 잎의 엽록소에서 반응시켜 탄소와 수소로 이루어진 유기화합물인 탄수화물을 만들고 생성된 산소를 외부로 배출한다. 이를 식물의 광합성작용이라고 부른다. 이 반응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적당한 온도의 유지가 필요하고, 외부로부터 에너지의 공급이 필요한데 이를 태양에서 온 빛 에너지가 담당한다. 식물은 태양광을 받으면 광합성을 통하여 탄수화물을 계속하여 합성한다. 이를 통해 새로운 엽록소를 만들고 줄기와 뼈대와 뿌리 등을 키워 자신의 등치를 키우고 일부 식물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 탄수화물을 저장해 둔다. 이러한 탄수화물을 초식동물이 흡수하여 체내에서 지방이나 단백질이 되고, 육식동물은 이를 먹이로 하여 자신의 생존을 도모한다. 석탄은 식물이 합성한 탄수화물이 변하여 탄소 덩어리가 된 것이고 석유나 천연가스는 탄수화물이 변하여 탄화수소인 액체나 기체로 바뀐 것이다.
이러한 탄소와 수소의 화합물인 탄수화물 또는 탄화수소는 산소가 존재하는 환경에서 조건이 맞으면 바로 산화해서, 이산화탄소나 일산화탄소로 변한다. 즉 광합성 과정의 역반응이 일어난다. 이런 반응이 일어나려면 불씨가 필요하고 상온보다 높은 온도의 유지가 필수적이다. 이 반응의 결과 에너지의 방출이 일어나는데, 대부분 열과 빛으로 나온다. 그래서 산불이 나는 지역은 뜨겁고, 빨간 불꽃이 나게 마련이다. 이때 생기는 물은 온도가 높아 바로 기체 상태로 되어 대기 중으로 증발해 버린다. 지구 대기는 산소가 20% 정도 되는 혼합 기체이므로, 이 반응이 일어날 가능성이 상존한다. 이 반응을 연소 과정이라고 부르는데 연소(燃燒)는 타서 없어진다는 의미이다. 고체인 풀, 장작, 숯, 석탄이나 액체인 석유가 타서 기체인 이산화탄소와 수증기로 되어 소량의 재를 남기고 형체가 없어진다는 의미에서 그렇게 부르고 있다. 연소 과정이 촉발되는 행위를 발화 또는 점화라고 한다. 영어로 ignite라고 한다. 아무리 초목이 산소가 있는 환경에 노출되어 있어도 산불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불씨나 점화가 필요하다. 이러한 원인을 사람이 제공하면 실화라고 하고, 자연적으로 발화 조건이 충족되면 자연발화라고 한다.
산불이 나면 해당 지역으로 소방차가 달려가고 군경에 비상령이 내려지는가 보다. 땅에서는 소방차가 호스를 동원하여 물을 뿌리고, 하늘에서는 소방 헬기가 부근의 호수에서 물을 실어 와서 연신 뿌려댄다. 산불의 진화작업이 개시된 것이다. 물을 뿌리는 건 산소가 수목에 접촉하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이다. 산소가 탈 것에 닿지 못하면 연소가 더 진행되지 않기 때문이다. 물이 소화제로 동원되는 건 주위에서 구하기가 쉽고 운반이나 살포가 쉽기 때문이다. 활활 타는 화재의 경우는 온도가 너무 높아서 물이 수증기로 기화되어 날아가거나 아주 고온이면 물이 분해되어 오히려 산소의 공급원이 될 수 있어서, 공장 등의 일부 화재에는 물을 사용할 수 없다. 한번 산불이 나면 인근 주민이나 국가에 막대한 피해를 준다. 가능한 산불을 미연(未然)에 방지하고, 부득이 산불이 나더라도 조기 진화를 위해서 관계기관이 최선을 다한다.
우리나라처럼 녹화사업을 통하여 식목하고 그 뒤 오랜 기간 정성을 들여 가꾼 산림이 산불로 훼손되는 것은 경제면에서 큰 손실이라고 하더라도, 산불은 자연적인 현상이라 어쩔 수 없다는 설도 있다. 즉 큰 나무가 없어진 후 산에서 자연적인 치유가 일어나 산림 환경이 재건되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라고 본다. 미국같이 산림 면적이 큰 지역에서는 산불이 나면 사람에게 피해가 가는 지역이 아니면 그대로 놔둬서 저절로 진화되도록 하고 진화 후에도 별도의 큰 복구작업 없이 자연적으로 숲이 회생하도록 내버려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