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난 후 서평
최근 독후감 공모전이 있었다. "나의 두 번째 이름은 연아입니다."를 읽고 서평을 써주는 공모전이었다. 책을 사가지고 보기에는 내 가계가 가난해, 도서관에서 대출로 보려고 했다. 한데, 내가 사는 동네 도서관에 책이 없었다. 다행히 동네 서점 대출로 책을 빌릴 수 있었다. 나는 책을 '잡식'으로 읽는 사람으로 알고 있었는데 책의 표지, 디자인 그리고 '사회복지사는 힘들다'는 그런 선입관 등이 있어서 빌리고도 며칠 동안을 안 봤다. 더 정확하게 말한다면 에세이를 쓰는 내가 누군가의 에세이 읽는 것은 재미없고, 딱 봐도 산파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졌다.
책을 읽고 난 후, 이 책을 읽게 해 준 공모전에 진심으로 감사를 한다. 공모전에 서평을 쓰고 싶지만 기간을 넘겨서 쓸 수가 없다. 하지만 책을 사본 것도 아니기에 작가에게 미안한 맘으로라도 서평을 써서 홍보를 해줘야 계산이 정확하다.
세상에는 어려운 사람이 정말 많다. 그리고 그런 어려운 사람을 돌보는 사람이 있다. '사회복지사'다. 역시 내 예상이 틀리지는 않았다. 산파적 내용이 맞는데 이 책을 통해서 너무 깊게 자세하게 들어가 버렸다. 작가의 시점에서 내가 작가가 되어 어려운 사람을 보고 느끼고 감정을 공유당해버렸다. 깊이 들어가고 싶지 않았는데 잘 쓰인 글은 자신도 모르게 완독을 하게 해 버린다. 완독만 했으면 좋은데.... 중간에 몇 번 책을 읽다 덮었다. 사람들이 나를 볼까 무서워서였다. 눈물이 계속 나는 거였다. 상상해 봐라 50이 가까운 중년 아저씨가 눈물을 흘리면... 그게 보기가 조금 그렇다. '나이 50에 가까워지니 갱년기라 그냥 눈물이 나는구나!'라고 생각하겠지만 이 책은 그냥 눈물이 난다. 내가 너무 세상에 밝은 면만 생각하고, 그 반대인 어두운 면, 삶과 죽음, 가난, 가족관계 단절, 늙고 병들고 씻지 못하고, 세상을 원망하다 결국 고독사 하는 면을 보지 않았다. 솔직히 누가 그런 것을 생각하고 싶은가? 사람은 필멸자의 삶을 살기에 이런 부분에 대해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나이가 들수록 완숙해질수록 노, 병, 사는 바로 가까이에 다가오지 않는가.
인간의 운명론적 아픔을 봤다면, 사회복지사의 아픔 또한 '연아'라는 이름을 통해 더 자세하게 알게 되었다. 작가의 처음 말대로 나 또한 '김연아'라는 천재 피겨스케이팅 선수의 훈훈한 이름만을 상상했다. 하지만 책을 읽고 전혀 다른 느낌의 이름일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이 부분은 우리 독자님들이 직접 느꼈으면 좋겠다.
신아현 선생님의 '나의 두 번째 이름은 연아입니다.' 이 책은 정말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어렵고 무거운 책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지만 간결한 에피소드에서 느껴지는 재미있는 감정이 더 크다. 요즘 부쩍 눈물이 많아진 아저씨라는 개인적 특성으로 조금 더 달리 봤다는 것을 이해해 주면 감사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