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끝난 줄 알았는데...
결국 현실이 되었다. 말할 때가 되었다.
40을 바라보는 나이에 안정적인 직장을 떠난다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만두겠습니다.' 당당하게 말을 했다.
8년이 넘도록 근무했던 교직원을 이제 끝내려고 한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나중에 내가 성장할 때 그때 밝히고 싶다.
사실 더 불안한 것은 내가 생각한 명확한 목표 달성이 바늘구멍이기에..
두 아이의 아빠이자 대출금이 상당하여 은행 좀 다녀본 사람으로 하루하루 삶을 지내왔기 때문에
걱정은 앞서는데... 그냥 다닐 수 없는 이유가 있었다.
이전 글 중에 업무 스트레스를 이겨보려고 쓴 글이 있었는데 내가 못 버티고 그만둔다는 말이 현실이 되어버렸다.
다들 하나같이 말렸다. 다들 하나같이 나의 퇴사를 믿지 않았다. 퇴사는 명예퇴직만 할 술 아는 학교였기에...
그럴 만도 하지만,
도대체 왜 이제 와서 내게 다들 그러는지 난 더 믿을 수 없었다.
그들은 좋은 직장이고 좋은 학교였는데 왜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못했을까...
단순히 나의 문제인가 돌이켜본 시간이 2년 가까이 된다.
내가 둘째에게 조금 더 신경 쓰고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준비한 기간이 2년 정도 된다. 대학병원도 지원해보고, 더 나은 조건의 회사도 알아보고, 고향 부모님 근처의 근무지도 알아보고, 우리 둘째와 함께 병원 다니고, 언어치료 다니고 할 여건만 되면 급여는 중요치 않았다.
그리고 삶의 행복의 기준도 알게 되었다. 대학에서 지침이나 관계법령만 찾아보다가 눈을 잠시 돌리니 행복의 기준을 알겠더라...
아이들과 주변 자연휴양림, 수목원, 바다, 공원 여기저기 다니니 내가 힐링되기도 하고, 함께한 사람이 가족이어서 그런가 보다 생각했다. 내 가족. 집에 와서 학교의 업무를 그대로 머릿속에 넣어가지고 아이들하고 놀아줘도 그게 기쁘지 않았던 날 반성하게 되면서...
이 직장은 날 행복하게 만들어 주지 않았다. 그 사실을 난 8년이 넘도록 모르고 있었다.
더더욱 무서운 것은 내가 제일 싫어하는 업무를 그토록 오래 하고 있었다. 가장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사람은 나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어서, 사회생활은 내가 원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찾을 수 없는 것은 다 알지만. 그리고 오히려 삶의 힘들고 어려움을 직시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살면서 다 알면서도... 현실에 마주하는 내가 건너야 할 다리와 넘어야 할 산이 자주 찾아왔다.
내가 퇴사를 하든 안 하든, 이 회사는 아니라고 생각한 시간이 꽤 오래되었지만 그와 더불어 하루빨리 행복한 직장을 찾길 원하는 이유는 나보다도 더 오래 살아갈 아이들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목표가 있는 삶과 행복을 지켜주겠노라고 다짐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퇴사의 벽은 생각보다 강력했다...(다음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