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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ustavo kim 김성한 Oct 27. 2024

61번째 시도로 합격한 연세대 박사

브라질, 미국, 캐나다에서 살아보았지만, 한국에서 살았던 기억은 오래되어 다시 나의 조국에서 살아보고 싶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특히 급성장한 한국은 볼거리들이 많아 외국에서 오래 산 교포들은 한국생활을 항상 그리워한다. 한국에 올 때마다 변화된 모습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나는 미국대학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미국에서 교수가 되는 것이 나의 진로라고 생각했지만, 하나님은 나를 한국으로 인도해 주셨다.

 

지금 생각해 보면 61여 개 대학에서 미끄러진 것도 하나님이 나를 한국으로 보내려고 하신 것이 아닐까 싶다. 한국에서 생활하는 동안 많은 일들을 경험했다. 우선 나는 철인 3종 경기선수 출신에 스포츠에 관심이 있고 회사를 설립했다. 나는 1년 중 거의 3분의 1은 해외에서 지냈다. 나의 한국 생활은 내가 좋아하는 운동과 일을 병행하면서 하기 시작했다. 



 61번째 시도로 합격한 연세대 박사

스포츠 사업을 하면서 사업은 계속 커 갔지만 나의 꿈인 박사학위 받는 것을 접을 수는 없었다. 미국에서 석사학위를 받았고, 이제 한국에 살게 되었으니 한국에서 박사과정 공부를 하는 것 좋겠다고 생각했다. 미국에서 61개 학교에 원서를 내서 전부 떨어지고 아시아에 있는 대학교에도 시도했지만, 결국 연세대학교에 합격했다. 원서를 접수한 첫 번째 해는 불합격하고 이듬해에 합격이 되었다. 외국에서의 경험을 인정하여 연세대학교에서 나를 받아준 것 같다.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과 대학원생활을 한 20년 동안 다양한 공부와 경험을 했다. 그런데 경영, 마케팅 정치 외교를 거처 61개 학교에 원서를 접수하다 보니 너무 지쳐 있었다. 석사 때의 전공을 살려 박사과정에서 정치학을 할까, 내가 좋아하는 스포츠 학을 할까 하는 고민 했다. 그 당시 후에 서울 시장이 된 한 정 치인의 철인 3종 코치를 하고 있었다. 운동을 좋아하는 그를 철인 3종 경기 동호인 선수로서 출전하도록 만들기 위해 매주 한 번씩 트레이닝을 같이 했다. 경기 출전도 하고 제주도 일주 자전거 여행도 함께했다. 하루는 운동하다가 나의 고민을 그에게 털어놓았다. 


“저는 요즘 진로에 걱정이 많습니다. 이제까지 해오던 정치 외교를 계속해서 교수도 되고 정치인이 될지 아니면 내가 항상 좋아하는 스포츠 쪽으로 전공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라고 하자 그는 이렇게 조언해 주었다. 

“정치외교학 박사는 많습니다. 정치하고 싶더라도 꼭 정치학을 전공하는 것보다 남들이 안 하는 독보적인 스포츠학 박사가 훨씬 승산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외국어도 잘하고 스포츠 쪽에 관심이 많으니 남들이 파지 않은 우물을 파는 것은 어떨까요?” 


그때 나는 내가 가장 잘하는 것, 또 제일 재미있는 것을 박사 과정에서 공부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스포츠외교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을 때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대한체육회에서 우리나라 스포츠 외교 인력 보충을 위해 스포츠 외교 전문가 과정이라는 1년 과정을 4기에 걸쳐 실시했다. 20명가량 뽑았는데, 전 국가대표 선수, 체육 연맹 국제부 직원, 스포츠 기자, 변호사들을 상대로 우리나라가 필요로 하는 스포츠 외교 전문가를 만들기 위하여 스포츠 외교 이론과 실기는 물론 영어·불어 능력, 외교가가 되기 위한 테이블 매너, 와인 강좌, 해외연수 등 흥미로운 프로그램이 있어 이곳에 원서를 접수하여 1년 과정 공부하면서 나의 꿈을 키우고 다른 세상들을 볼 기회를 가졌다. 


나는 이제까지 비즈니스 세계에서 대기업, 중소기업과 국가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돈은 어떻게 버는지를 알기 위해 20년 이상을 보냈다. 이제 스포츠 외교 과정을 통해 한나라가 어떻게 스포츠를 통해 부와 명성을 떨치면서 민족의 화합을 이룰 수 있는지 좀 더 큰 스케일과 다른 각도에서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어졌다. 욕심과 야망 그리고 새로운 것에 호기심이 많은 나에게는 스포츠외교라는 새로운 직업과 비전은 신선하고 내 삶의 방향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 같았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나에게 대학교는 내 인생의 방향을 바꾸어 주고 삶의 터전을 옮겨 주는 역할을 한 가장 가치 있는 기관이었다. 만두 팔이 소년에서 대기업에 취직할 수 있었던 것은 대학에서 비즈니스 학을 전공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큰 점프를 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MBA가 끝나고 나서는 다국적 기업을 떠나서 미국에서 교수가 되겠다는 목적으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스포츠에 대한 취미를 직업으로 가질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한국에 와서 비즈니스를 하게 되었다.   


학교는 우리에게 변화를 제공하는 활력소다. 학과에서 배우는 전문적인 지식이나 학과 수업이 내 삶의 영향을 미치는 것은 지극히 적다. 나는 대학에서 무역학과를 나와 MBA 과정을 했지만, 학교에서 배운 것들이 내가 회사생활을 할 때나 20년 간 비즈니스를 할 때 도움을 준 것은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학교에서는 책이나 사례 조사(Case study)를 통하여 여러 가지를 수치적으로 정당화해 나가는 수업을 받았다. 하지만 실제적인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사람으로 시작해서 사람으로 끝났다.


아무리 내가 일을 잘하고 기획을 잘 짰다고 해도 내 비즈니스가 잘되는 것이 아니다. 비즈니스는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을 잘 다루는 기술을 더욱더 많이 배워야 했다. 변화무쌍한 비즈니스 세계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때로는 잔인하도록 비도덕적 이어야 할 때도 있고, 도박판같이 밀고 당기고 요행을 바라면서 사업해야 번창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지금에 와 보니 ‘이런 것들을 좀 더 일찍 터득해 심리학이나 인류학을 공부했으면 비즈니스에 더 큰 도움이 되었을 텐데 ‘라는 생각도 든다. 


또한 열정 없이는 아무리 큰 운이 따른다고 하여도 중간 밖에 못한다. 절대로 최고가 될 수 없다. 그런데 문제는 열정도 시간과 주위환경에 따라 바뀐다는 점이다. 나는 MBA를 마치고 20여 년의 비즈니스 경력이 있었지만, 나는 마케팅에는 더 이상 관심이 없었다. 일하는 시간은 점점 줄여가면서 좀 더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나는 경영이란 백그라운드가 강해 스포츠 마케팅으로 입학했지만, 실제로 스포츠외교라는 과목에 훨씬 더 매력을 느꼈다. 나의 외국어, 다국적인 문화와 친화력, 스포츠를 접목시켜 나의 달란트를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직업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결국 박사학위 논문도 ‘스포츠외교가의 진출 유형과 역량’이라는 제목으로 연구하게 되었다. 이 제목은 리더십에 대한 연구로 어떻게 스포츠외교관이 될 수 있었는지 알아볼 수 있었고, 유명한 스포츠 외교관들을 만나 인터뷰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그중에는 김운용 씨와 브라질 축구연맹 회장이자 전 상파울루 주지사인 조세 마린(Jose Marin)과 같은 인물을 만날 기회도 가졌다. 이들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그들의 사상을 알 수 있게 되었고, 나도 언제인가는 스포츠 외교관이 될 수 있을 거라는 더 높은 꿈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그들이 스포츠에 대한 열정을 표현한 대목을 나의 박사학위 논문에서 김운용 전 IOC (세계 올림픽 조직 위원회) 부위원장의 말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외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스포츠 외교, 의료를 통한 외교, 문화외교, 아카데믹한 외교 등. 요즘 유행하고 있는 한류는 문화외교에 좋은 예다. 스포츠외교관이라 함은 KOC(Korean Olympic Commitee)나 IOC(International Olympic Committee) 등과 같이 스포츠 기구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그중 하나다. 대학은 외국어를 습득하고, 전문적 지식을 넓힐 수 있는 꿈을 펼치는 장소다. 스포츠에 대한 꿈을 가지고 정진해 나간다면 당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것이다.” 


   전 상파울루 주지사이자 브라질 축구연맹회장인 조세 마린은 스포츠가 자신에게 미친 영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축구에는 인종 차별이 없다. 젊은이들에게 스포츠는 없어서는 안 될 가장 필요한 것이다. 스포츠는 우리 인생에 건강을 선물한다. 당신이 어떤 스포츠 종목을 트레이닝하고 있을 때는 열심히 열정을 바쳐야 한다. 나는 축구선수 출신이고 축구 연습을 위해 내 젊음을 바친 것이 참 자랑스럽다. 스포츠를 우선시하는 정치인은 항상 인기가 좋다. 그리고 스포츠에 대한 투자는 항상 좋은 결과만을 가지고 온다. 나는 내가 축구에 열정을 쏟았기에 정치인이 될 수 있었고, 스포츠를 위해 헌신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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