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클럽에는 대기업 패밀리, 정치·경제 각 분야에서 뛰어난 사람들이 모여 운동을 통하여 교류하는 공간이다. 멤버가 되기 위해서 수억 원이 있어야 하는데 돈만 있다고 들어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현 멤버들의 추천이 있어야 들어갈 수 있다. 멤버의 반 이상이 외교관이나 외국계회사의 간부들이다. 이클럽에서 나를 철인3종 경기 코치로 초대해 주어 나는 클럽을 3-4년 동안 이용할 수 있었다. 나는 철인3종 클럽을 운영하며 트레이닝 해 주었다.
유료로 트레이닝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 사회활동(Social Activity)을 주관하는 그들의 트레이너이자 친구가 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회원들 대부분은 부자들이 사는 한남동 호화 주택인 유엔 빌리지에 살고 있었는데 말로만 들었던 유엔 빌리지를 구경하게 되었다. 한강의 전경이 보이는 멋진 집들이었다. 그들친구 중에는 대기업 대표가 있었는데, 하루는 저녁식사에 초대받아서 그 집에서 멋진 시간을 보낸 적이 있었다. 그는 대기업 사장이고 나는 운동 코치였지만 나이도 비슷해서 그냥 친구로 지내기로 했다. 아버지 사업이 계속 번창하였다면 나도 이런 근사한 집에서 부귀영화를 누리고 살았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들었다.하지만 부러운 생각은 없었다. 오히려 상류층의 그들이 나의 자유로운 삶을 부러워했다. 돈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많은 걱정이 쌓이고, 인간의 삶을 구속하기 마련이다.
30십대에 반도체 사업을 시작하여 사업을 크게 확장해서 5년 만에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두고, 한국과 싱가포르에서 지사를 두고 경영하는 성공한 사업가인 친구 에게 “당신은 젊은 사업가로서 성공하고 돈도 많이 벌었는데 그 비결이 무엇이냐?”고 물어 보았다.
“나는 지금 돈을 많이 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 아직도 더 많이 벌어야 된다고 생각해. 돈은 벌면 벌수록 더 벌고 싶은 것이 사람의 욕심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구스타보의 삶은 부러워. 스트레스가 별로 없는 사람인 것 같아. 선입견도 없고. 언제 어느 때나 가고 싶은 곳을 자유롭게 오가는데 참 행복해 보여. 돈으로 얻을 수 없는 자신감이 있는 것 같아. 어떤 이들은 몇 억만 있어도 은퇴하기에 충분하다고 하는데, 나는 그렇게 못해. 돈에 대한 욕심은 끝이 없지만, 그것을 알면서도 그 욕심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 현실 이야. 나도 구스타보처럼 돈을 인생의 최고라 생각하지 않는 마인 셋(Mind set)이 있었으면 좋겠어.”
그는 사업만 잘할 뿐만 아니라 운동도 좋아하고 젊은 친구들이랑 어울리기를 좋아한다. 그는 미국에서 미식축구 선수생활도하고 헬스를 많이 해서 몸이 대단히 좋다. 덩치는 고릴라같이 거대하고 생긴 건 흑인이나 멕시코사람처럼 생겨 좀 무섭게 보인다. 하지만 자기의 외모를 재미있는 캐릭터로 만들어 상대방에게 호감을 끌게 한다. 스키니 진에 빨강색 바지를 입기도 하고 때로는 미키 마우스 티셔츠에 브라우니 잘 입는다. 한국말도 유창하지는 않지만 재미있는 이야기도 잘하고 개그맨 흉내도 낸다. 얼핏 보기에는 트레이너나 건달같이 보이지만, 자기를 잘 가꿀 줄 아는 친구다. 성공한 비즈니스맨의 느낌은 전혀 없다.
그는 각 대학에서 성공한 사업가로 세미나도 하고 아시아에서 활발한 사업을 하는 젊은이다. 내가 강의했던 연세대에 강사로 초빙되기도 했다. 그가 대학생들에게 강연한 내용 중 재미있는 구절이 있어 소개하려 한다.
“나는 못생긴 얼굴에 대한 콤플렉스를 가지고 살았다. 그래서 몸이라도 멋지게 가꾸려고 누구보다 열심히 운동해서 지금과 같은 몸을 가지게 되었다. 젊은이들은 취업하려고 바쁜 생활을 보내겠지만, 나는 여러분이 자신의 외모에 신경 쓰기를 바란다. 내가 신입사원을 뽑을 때는 그 사람의 성적과 학력을 보기보다는 취미생활과 얼마나 자기를 잘 가꾸는 사람인가를 가장 중요시 생각한다. 신체적인 자기관리가 안 되는 사람은 뽑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