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의 운수 좋은 날
강둑에는 언제나 산발하고 달려드는 바람
미친바람이 은하수 미립자를 지우고 다닐 때
작은 섬들은 개구리밥 위에서 표류하고 있었다
초록별 빠져 죽은 몽환의 강물 속으로
어느 허기진 붕어가 미끼 하나 입에 물고
암흑으로 암흑으로 침잠하는지
그러나 걱정 마라
떡밥 속엔 바늘조차 숨겨 놓지 않은 빈 낚싯대
오늘이 그대 생의 마지막은 아니었음을
어차피 오셨으니
밤참이나 배불리 먹고 가시길
아직도 난 내가 누구인지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