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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일곱 - 조직도 관성을 가진다

공사현장의 무의식적 반복을 깨려면

by 여너

현장 리더가 시공 현장에서 부단히 생각해야 할 45가지

29) 조직도 관성을 가진다 - 공사현장의 무의식적 반복을 깨려면


건설현장에서 생산성을 높이고 문제를 줄이기 위해 여러 가지 개선을 시도하지만, 변화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 원인은 '조직의 관성' 때문이다. 일정한 흐름과 조직구조 그리고 문화에 익숙해진 조직이, 비효율을 인식하고도 쉽게 바꾸지 못한다.

변화는 조그만 환경 변화, 반복 가능한 작은 '행동' 약속에서 출발한다.


공사현장은 매일 일정한 방식으로 습관적으로 움직인다. 아침 조회, 도면 확인, 장비 점검, 작업 분장 등 다양한 절차가 정형화 되어 있다. 이런 정형화는 효율을 위한 것이지만, 동시에 '반복에 의한 무감각'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처음엔 실수를 방지하기 위해 만들었던 절차도 어느 순간엔 "그냥 원래 하던 대로"라는 이유로 목적을 잃는다.


이러한 조직 관성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드러난다.

첫째, 비효율적인 방식이 오랫동안 유지된다. 예를 들어 잘못된 자재 정리 방식이나 비효율적인 동선이 존재하더라도 "예전부터 해오던 방식"이라는 이유로 바꾸려 하지 않는다.

둘째, 의사결정이 느려지거나 무기력해진다. 새로운 문제 상황에 대해 "윗선의 결정을 기다리자"는 식의 소극적 반응이 늘어난다.

셋째, 개선 아이디어가 무시되거나 묻힌다. 조직이 관성적으로 돌아가는 구조에서는 파격적인 제안이나 시도가 환영받기 어렵다.




'건설 현장 생산성 예측 도구의 탄생' 에서

이러한 조직 관성을 깨기 위해서는 외부 자극이나 내부의 자각이 필요하다.

첫째,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측정이다.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다.

둘째, 관성 자체를 '문제로 인식'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 조직의 행동이 목적에 충실한 습관인가, 절차인가를 점검해봐야 한다.

셋째, 리더는 변화를 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자극과 반응' '행동과 동기' 즉 작업자의 동기를 어떻게 유발할 것인가 등 기본적인 지식이 있어야 한다.

넷째, 작은 실험을 허용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작업 순서의 개선, 회의 방식의 간소화, 현황판의 재구성 등 작은 변화부터 허용하고 관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실패하더라도 시도해 본 경험은 조직을 조금씩 유연하게 만든다.

다섯째, 성과를 눈에 보이게 해야 한다. 어떤 개선 시도가 실제로 성과로 이어졌다면, 그 결과를 공유하고 공식화해야 한다. 이는 다른 구성원에게도 자극을 주고, 조직 전체의 관성을 조금씩 바꾸는 동력이 된다.


결국 건설현장에서의 변화는 측정과 리더의 인식 변화에서 시작된다. "우리는 원래 이렇게 해왔다"는 말을 "정말 그렇게 해야만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바꾸는 순간, 현장은 달라지기 시작한다.

변화는 거창한 혁신이 아니라, 조그만 환경 변화, 반복 가능한 작은 '행동' 약속에서 출발한다.


조직에서 변화를 시도하는 것보다 위험한 것이 있다. 준비되지 않은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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