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의 부작용
현장 리더가 시공 현장에서 부단히 생각해야 할 45가지
30) 지나친 경쟁이 불러오는 역효과
경쟁이 인간 사회와 조직의 발전을 이끌어온 중요한 동력이라는 사실을 부정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실제로 적절한 수준의 경쟁은 개인의 역량을 끌어내고, 조직의 활력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그러나 경쟁이 지나치거나 공정하지 못한 방식으로 작동할 때는, 그로 인한 비용이 이익을 넘어서는 상황이 발생한다.
건설공사현장에서의 경험을 돌아보면, 관리자에 의해 의도적으로 경쟁이 조성되지도 하지만, 현장의 특성상 구성원 스스로 경쟁심을 갖는 환경이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문제는 이 경쟁이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하기보다는, 상호 협력을 저해하고 불필요한 소모를 일으키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특히 플랜트 공사와 같이 규모가 크고 협업구조가 필수적인 분야에서는 '경쟁의 부작용'이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자본주의는 경쟁을 기반으로 효율을 추구하는 반면, 공산주의는 경쟁을 배제한 평등한 분배를 지향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공산주의는 불공정한 분배와 체제적 비효율로 인해 몰락의 길을 걸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경쟁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경쟁의 질과 공정성이라는 점이다. 건설 현장도 마찬가지로, 공정하고 건강한 경쟁은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지만, 과열되거나 불공정한 경쟁은 협력 구조를 무너뜨려 전체 성과를 갉아먹는다.
실제로 현장에서 종종 목격되는 모습은, 성과를 초과했느냐, 못했느냐'로 평가하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성과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그 과정에서의 개선과 협업을 인정받는 것과 단순히 경쟁에서 승자가 되어 칭찬받는 것은 결과적으로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 전자의 경우 조직 전체의 생산성이 상승하지만, 후자의 경우 개인만 돋보일 뿐 협업 체계는 오히려 약화된다.
경쟁은 우리 모두에게 내재된 본능과도 같다. 따라서 굳이 이를 과도하게 강조하지 않아도 사람들은 저마다 성과를 내게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지나친 경쟁은 결국 현장 내 소통을 단절시키고, 서로의 노하우 공유를 가로막으며, 장기적으로는 생산성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결국 건설공사현장에서 진정한 경쟁력은 '개인의 1등'이 아니라, 협력 속에서 만들어지는 전체의 성과에 달려있다. 현장리더는 경쟁심을 자극하기보다는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성과를 단순히 순위가 아니라 과정과 기여도로 평가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그것이 지나친 경쟁이 아닌 건강한 경쟁을 통해 지속 가능한 생산성을 확보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