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자는 질문을 잘하지 않는다.
현장리더가 시공현장에서 부단히 생각하여야 할 45가지
36) 작업자는 질문을 잘하지 않는다.
작업자들은 현장에서 궁금한 점이 있어도 질문을 잘하지 않는다. 자신이 직면한 문제나 모호한 지시사항이 있더라도, “괜히 물어보면 혼나지 않을까”, “이건 내가 알아서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스스로 해결하려 한다. 하지만 질문은 단순히 ‘모른다’의 표현이 아니라, 작업의 정확성과 안전성을 확보하는 중요한 행위다.
왜 현장 작업자는 질문을 주저할까?
상·하위 간 소통의 장벽 : 일부 현장에서는 리더와 작업자 간 의사소통이 제한적이다. 보고나 지시는 일방적으로 내려오고, 하급자는 되묻기 어려운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
자존심과 경험의 함정: 숙련된 작업자는 자신의 전문성과 경험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내가 이걸 몰라서 물어보는 것처럼 보일까?” 하는 마음이 질문을 막는다.
부족함을 드러내는 두려움: 질문을 하면 “왜 아직 그것도 몰라?”라는 말을 들을까 봐 꺼리는 경우도 많다. 특히 신규 인력이나 외국인 근로자의 경우, 언어나 문화 차이로 인해 질문이 더 어려워진다.
부정적 반응의 경험: 과거에 질문했다가 무시당하거나. 짜증 섞인 반응을 들은 경험은 작업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그 이후로는 “차라리 묻지 말자”는 학습된 무기력으로 이어진다.
관계의 불편함: 상사나 동료와의 관계가 좋지 않을 때. 질문은 더 큰 부담이 된다. 단순한 의사소통의 문제가 아니라 감정적 거리감이 장애물이 되는 것이다.
질문이 만들어내는 변화
질문은 단순히 지식을 얻는 수단이 아니다. 질문이 활발한 현장은 사고율이 낮고, 품질 불량률도 감소한다. 질문을 통해 서로의 이해를 맞추고, 작은 오해를 미리 바로잡기 때문이다.
즉, 질문이 많은 현장은 위험이 적고, 일의 완성도가 높은 현장이다.
플랜트 전기공사 현장에서 경험한 사례다. 작업자가 “이 케이블은 기존 라인과 간섭이 생길 수 있지 않습니까?”라고 질문한 적이 있었다. 시공 전 도면 검토가 이루어져 재시공을 막은 사례가 있다. 만약 그 질문이 없었다면, 공정 지연과 수천만 원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었다. 이처럼 질문 한마디가 사고를 막고, 품질을 지키며, 조직의 비용을 절감하는 ‘보이지 않는 생산요소’이다.
현장에서 ‘질문하는 문화’를 만드는 방법
열린 소통 환경 조성: 질문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관리자부터 시작하여 조직 전반에 이어져야 한다. 관리자는 “좋은 질문이네요” “그 부분 다시 설명드릴게요” 같은 열린 태도를 보여야 한다.
질문에 대한 긍정적 대응: 질문에 대해 비난하거나 조급하게 반응하지 않는다. 질문은 ‘학습의 기회’로 받아들여야 한다.
지식 공유 플랫폼 운영: 현장 게시판, 밴드 같은 내부 채널을 통해 누구나 질문하고 답변을 남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질문이 ‘개인 대화’가 아닌 ‘팀의 자산’이 되도록 한다.
신속한 응답 체계 구축: 작업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 늦어지면, 질문의 가치도 사라진다. 즉각적이고 성실한 응답은 “다음에도 물어볼 수 있다”는 신뢰를 만든다.
명확한 지시와 설명: 애매한 지시가 많기 때문에 질문이 사라진 경우도 있다. 리더는 모호함이 없는 명확하고 구체적 지시를 내려야 한다.
피드백과 인정: 질문한 작업자를 칭찬하고, 그 질문이 현장에 긍정적 영향을 주었다면 공개적으로 인정한다. 이는 다른 구성원에게도 “질문은 가치 있는 행동”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건설현장에서 질문은 단순히 개인의 학습 행위가 아니다. 그것은 현장의 안전, 품질, 효율을 지켜내는 생산성도구이다. 질문이 살아 있는 현장은 실수가 줄고, 사람이 성장하며, 조직이 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