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by writing
C.S.Lewis
청주 집에서 작년 동짓날 먹은 팥죽이다. 농사지은 팥과 쌀을 넣어 은근한 불에 정성 들여 끓였다. 은은한 단맛의 팥과 촉촉한 밥알이 부드럽게 술술 넘어간다. 톡 쏘는 청량함에 맑고 개운한 맛, 새콤달콤한 맛, 웅숭깊은 짠맛이 조화롭게 섞인 동치미를 곁들여 먹는다.
새알심은 없어도 된다. 그건 사치다. 팥죽은 농사져 까부리고, 씻고, 불리고, 끓이는 지난한 과정을 거친다. 팥죽 한 그릇에 담긴 고됨을 가슴에 담는다.
바롱이는 내 페르소나다. 바롱이는 부끄러움을 느끼며 우리나라 곳곳의 문화유산, 먹거리, 볼거리, 사람들을 보고, 먹고, 느끼고, 만났다. 서서 하는 독서를 기록하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