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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롱이 Nov 03. 2024

노포의 맛은 죽지 않는다?

충남집은 어머니와 따님이 함께 운영했던 50여 년 전통의 식당이었다. 정읍 시내에서 대폿집을 운영하다가 해장국 전문점으로 업종을 변경했다.


뚝배기에 밥을 담고 쑥국을 부어 토렴(데워 내주기도 했다.) 나오는 쑥해장국이 유명했다. 직접 담근 은은한 계피향의 달금한 모주가 별미였다.


주인 할머니 연세가 계셔 문을 닫았다. 노포집 한곳이 사라졌다. 추억속에서만 기억될 맛이다. 여름철 출입문을 열고 앉아 계시던 주인 할머니의 모습이 문득 떠올랐다.

여름과 겨울 주인 할머님과 따님의 모습이 떠오른다.

향긋하고 은은한 노포의 맛


쑥된장국을 주문한다. 뚝배기에 밥을 담고 미리 끓여둔 쑥국을 넣어 한소끔 데운 쑥된장국과 군내 없는 시큼하고 아삭한 묵은 김치, 깍두기, 고춧잎 절임, 고추지등 소박한 밑반찬이 꽃그림이 그려진 빛바랜 양은 쟁반에 차려진다.


쑥된장국은 뚝배기에 밥을 담고 미리 끓여둔 쑥국으로 토렴해 내준다.


구수한 된장 맛, 고소한 들깻가루, 시원하고 깔끔한 멸치육수, 강하진 않지만 은은한 향과 부드러운 식감의 쑥, 알맞은 온도로 데워진 쑥 국물이 스며든 고슬고슬한 밥알 등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계피 향과 약재의 침전물이 씹히는 짙은 갈색의 진하고 달금한 모주를 곁들여 먹는다. 향긋하고 은은한 노포의 맛이다.


정읍 할머니해장국은 정읍천변에 있는 해장국 전문점이다. 아침 식사가 가능하며 국내산 식재료를 사용한다. 할머니 두 분이 이른 아침 시간 찾아온 손님들에게 음식을 내느라 바쁘다. 쑥 시래기 해장국이 대표 음식이다. 콩나물 해장국과 모주도 맛볼 수 있다.

50여 년 넘게 운영하던 노포 충남집이 문을 닫았다. 충남집 쑥 해장국이 그리운 사람들이 찾기에 좋은 곳이다.


고향 어머니의 손맛을 느껴보세요


꾹 눌러 담은 따뜻한 쌀밥과 한소끔 끓여 뚝배기에 담은 쑥 시래기 해장국을 내준다. 밑반찬은 얼갈이배추 데침, 콩나물무침, 새금한 파김치, 시원한 무생채, 풋풋하고 사각사각 씹히는 열무김치, 상추 무침, 짭짤한 감칠맛의 갈치속젓, 참나물 무침, 잘게 썬 청양고추 등이 꽃 그림이 그려진 둥그런 쟁반에 가득 차게 나온다. 밑반찬은 매일 조금씩 바뀐다.

쑥 시래기 해장국 맛을 본다. 시원하고 깔끔한 멸치육수에 구수한 된장의 맛, 은은한 향과 부드러운 식감의 쑥, 졸깃한 시래기 등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청양고추를 넣고 섞는다. 칼칼한 매운맛이 더해지며 맛의 변주를 준다. 개운하다. 소박하지만 정성껏 차려 내주는 고향 할머니의 집밥이 연상되는 한 끼다.


문을 닫은 충남집 쑥 해장국에 뒤지지 않는 맛이다. 그리운 노포의 맛은 또 다른 할머니의 손맛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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