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부고를 듣다.
친구야, 그곳에선 부디 편안해라.
오래전 초등 동창 몇몇과 모임을 하다 해외로 이주하면서 자연스레 연락을 끊고 다시 잠수 타듯 존재를 드러내지 않고 살아왔다. 이번 한국 방문동안 그중 한 친구를 만나게 되었고 뜻밖에 친구의 부고를 듣게 되었다.
그는 키도 크고 몸도 좋아 경찰이 되었고 자전거 타기를 즐기는 누가 봐도 제일 건강해 보이는 친구였다. 처음 부고를 들었을 땐 행여 스스로 삶을 버린 게 아닌가 싶어 조심스레 사인을 물었다. 그는 경찰이라 2년마다 정기 건강검진을 해왔고 그 과정에서 위암이 발견되었나 보다.
학창 시절 공부하느라 커다란 가방을 어깨에 메고 버스를 타던 활기찬 모습과 결혼 후 모임에서 만났던 건장한 모습 두 가지 정도뿐이지만 부고를 들은 순간부터 영화의 한 장면처럼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친구들 부모님 부고는 가끔 들리지만 친구의 부고를 들은 건 처음이라 그런지 기분이 너무 이상하다. 갑자기 그 친구가 보고 싶기도 하고 본 적도 없는 그의 남겨진 가족들도 걱정된다. 그것도 항암을 하다 떠났으니 고통을 곁에서 지켜봐야 했던 가족의 마음은 어땠을까..
부디 그곳에서 아프지 말고 편히 잠들길..